함께 지내던 친구를 떠나보내고 구내염으로 구조된 '마루'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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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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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마루는 가게 앞 밥자리에 3년 넘게 밥을 먹으러 오는 아이입니다. 함께 지내는 양동이와 특히 절친인 아이였습니다.

처음엔 손을 안타고 경계심이 심했는데 가게 앞에 문이 열릴 때까지 앉아 있는 날이 많아지더니, 작년 어느 날 가게로 쓱 들어와 쉬다 나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겨울쯤부턴 아예 나가질 않고 종일 가게에서 잠만 자고 잠깐 화장실 가거나 낮에 햇볕을 쬐러 나갈 때만 나가는 가게 냥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가게 안에 만들어 둔 박스에 들어가 있을 때만 만질 수 있었고, 밖으로 나가면 도망 다니는 아이라 그냥 너 하고 싶은데로 해 하며 그냥 그렇게 가게 냥이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마루도 양동이와 마찬가지로 구내염 증상을 보였는데, 그 당시에는 양동이조차 구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약만 지어 주는 정도 였고 겉으로 보기엔 덩치도 꽤 있는 아이라 비교적 건강해 보였습니다. 저희에겐 양동이가 늘 0순위라 마루가 털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입이 불편해 하는걸 지켜 보면서 수술은 염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동이를 구조 후 케어하다 6월에 저혈당 쇼크로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양동이가 떠나고 올 여름은 참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저희 옆에 남은 마루라도 끝까지 지켜줘야 겠다 마음을 먹고 발치 수술 예약을 잡았습니다. 마루는 가게 안에 늘 있는 아이라 바로 이동장에 넣어 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마루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도 입 안 상태가 많이 안 좋았습니다. 송곳니 제외 전발치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수술 후 실밥까지 제거하였고 상태가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앞으로 약은 언제까지 먹을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하루 1번씩 약을 먹으며 상태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병원 방문은 한달 후로 예약을 하고 온 상태입니다.

마루는 현재 임시 보호 공간에서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양동이가 떠나고 특히 많이 외로워 하는게 느껴져 제가 하루 2~3시간씩 시간을 같이 보내주고 있습니다. 수술을 하고 케어를 하며 지켜 본 마루는 가게에서 지낼 때보다 훨씬 더 얌전한 아이였습니다. 사람에게 발톱 한 번 세우질 않고 특히 저와 제 아내를 잘 따릅니다. 다시 길 위로 보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상태가 더 좋아지면 임보처를 구할지 아니면, 저희가 데려 올지는 아직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