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떨어져 턱, 다리, 어깨가 부러진 새끼고양이 '나비'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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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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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구조일로부터 한 달 전쯤 제가 사는 원룸 주변에서 고양이가 애타게 울고 있는 듯한 소 리가 나기 시작해서 주변을 살펴봤는데, 옆 건물 옥상에 길고양이 가족(어미, 새끼 2마리)이 정착해서 살고 있다는 걸 확인했었습니다. 마침 태풍이 불어닥치기 직전이었고 아이들이 안타까워서 그 때부터 스티로폼 박스들로 은신처와 화장실을 만들어주고 먹이를 주면서 보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보살피다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고향에 갔다 돌아온 날 먹이를 주면서 어린아이 한 마리(나비)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었는데 저번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기 에 어딘가에 숨어있다 나중에 돌아와서 먹이를 먹겠지 싶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쯤에 제가 사는 곳 맨 아랫층 분리수거장 쪽에서 강하고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나서 가봤더니 나비가 다리를 절면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얼굴을 보니 코 아랫부분에 코피가 많이 흘렀던 자국이 있어서 어제 제가 없을 때 옥상에서 떨어졌나 싶었고, 구조 도구가 없어 일단 제가 사용하던 철재 사물함을 들고 와 분리수거통들 사이 구석으로 몰아 빗자루를 조심스럽게 이용해서 아이가 사물함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구조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구조 당일이 추석연휴라 24시간 동물병원들을 찾아보면서 전화를 해봤지만 근처에는 받아주는 동물병원이 없어서 제 방에 잠깐 머물게 했습니다. 다음날 근처에 정성스럽게 진료를 잘한다는 평이 있는 동물병원을 찾아가서 엑스레이를 찍었고,  원장님깨서 턱뼈가 부서졌고 한 쪽 앞다리가 관절과 가까운 곳에 골절이 많이 심해 큰 병원으로 가야 할 거 같다고 말씀하시며 동물병원들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전달받아 동물병원들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치료비 상담을 받아봤는데 처음 갔던 병원에서는 수술이 매우 힘들 것이라며 수술이 성공해도 나중에 또 잘못 되어서 다치게 되면 앞발을 잘라야 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고 수술비도 제가 감당하기는 힘든 금액이었습니다. 희망이 없는 걸까 했는데, 다행히 한 동물병원 수의사분께서 그보다 매우 저렴하게 수술을 해주셨고, 저는 저축해둔 돈과 가지고 있는 노트북을 팔아서 수술비를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마쳤으며 지금 입원 후 회복중에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먹이 주고 보살피면서 들었던 정도 있고, 수의사분이 앞으로 실외 생활은 힘들 것이라고 하셨기에 나비는 제가 보호하고 보살피면서 살 계획입니다. 지금 나비 식구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위험하기도 하고, 옥상에 남아있는 나비의 어미가 지금 남아있는 한 마리를 늘 옆에 두면서 건물 주변에 나비와 비슷한 아이가 돌아다니면 밤마다 울부짓기도 하는 등 모성애가 강한 모습이 많이 보여서 나비의 어미와 나머지 형제도 구조하여 같이 돌볼 계획입니다. 

제 방에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비우고, 회복할 나비와 가족들을 위해 최대한 수직동선 및 다양한 공간들을 조성하고 있으며 몇 개월 후 좀 더 넓고 환경이 좋은 곳으로 거처도 옮길 계획입니다. 나비와 식구들이 길냥이라 사람에게 지금은 경계심이 있는 상태여서 최대한 차분하게 기다리고 지켜보면서 기다릴 생각입니다.



[최근 소식]

지원해주신 덕분에 나비가 무사히 치료를 받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비는 이틀 전에 동물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수의사 분이 아직까지는 뼈가 회복 중인 단계라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라고 하셔서 집에서 케이지에서 생활하도록 했는데, 아이가 갇혀있는 걸 너무 싫어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조심스럽게 케이지 밖으로 내보내주었더니 방이랑 화장실 구석구석을 탐색하다가 침대 밑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꼈는지 지금은 침대 밑에 들어가 있습니다. 아직까진 경계심이 있어 제가 침대에 누워있거나 책상에 앉아 있을 땐 가끔 침대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다가도 제가 일어서거나 눈을 마주치면 겁을 먹고 침대 밑으로 도망갑니다. 키우면서 차근차근 제가 위험하지 않다는 걸 인지시켜 주고, 같이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앞발 관절 손상이 많이 심각한 상태였지만 반쯤 회복된 지금, 집에서 걸어다니는데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일 정도로 잘 회복된 게 너무너무 다행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 뿐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입원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동물병원장님도 정말 좋은 분이시고, 다시 한번 카라에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긴 병원생활을 마친 나비의 퇴원을 축하합니다. 구조자님을 경계하면서도 열심히 집안을 탐색해 편안한 자리를 찾아간 게 참 기특합니다. 여러 곳이 부러지는 큰 상처를 입었지만 늦기 전에 구조되어 치료를 잘 받은 덕분에 나비가 잘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비의 생명을 구해주시고, 새로운 환경에 천천히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는 모습, 나비의 가족들까지 품어주시는 마음이 감동적입니다. 새로운 동반자가 된 나비와 좋은 일 가득하시고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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