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출산으로 인한 자궁 염증과 구내염으로 고통받은 '회순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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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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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회순이를 처음 봤을 때는 2019년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회순이는 건강한 모습이었고 밥을 챙겨주시는 분이 있어 제가 따로 챙겨주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직장 근처라 낮에 가끔 회순이를 볼 수 있었는데 임신해 있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회순이를 중성화라도 시켜주려고 찾아보았지만, 저랑은 시간대가 맞질 않는지 회순이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여름 점심시간에 너무도 오랜만에 회순이를 보게 되었는데 너무도 말라 있었고, 구내염까지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날부터 약과 먹을 것을 챙겨서 다니며 회순이를 만날 때마다 먹이려 했지만 회순이는 아주 가끔만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언제 만날지 몰라 늘 약을 챙겨 다녔는데 작년 겨울서부터 더 마른 모습의 회순이가 며칟날에 한 번꼴로 저를 기다려 주었고 그때마다 약과 밥을 먹였습니다. 겨우내 회순이에게 가끔 약을 먹였지만, 중성화도 안 돼 있고 노란 고름같은 침을 달고 있는 회순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아픈 몸으로 또다시 임신할까 싶어 구조해 중성화와 구내염 치료를 해주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고 통 덫을 빌려 회순이를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회순이를 입원시키고 병원 선생님과 치료과정에 대해 의논해본 결과 중성화를 먼저하고 3~4일 뒤 회순의 몸 상태를 본 후 구내염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회순이는 구내염으로 전체 발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구조한날 회순이는 중성화 수술하였는데 자궁 상태도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고, 입안 상태가 너무 심각해 우선 2주 항생제를 먼저 맞은 후 염증이 조금이라도 가라앉으면 발치 수술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전체 발치 후 한 주일 이상의 입원해야 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손을 전혀 타지 않는 회순을 임시 보호나 입양을 보내기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수술 후 바로 방사하는 것은 힘들게 수술한 회순을 위해서도 너무 가혹할듯하여 우선은 저희 집에서 회순의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임시보호를 할 계획입니다.

회순이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입양처도 알아볼 계획입니다.



[최근 소식]

회순이는 처음 방사를 목표로 포획했지만 심한 구내염에 빈혈도 심한 상태에다 그동안 너무 먹질 못해 마른 상태라 도저히 방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 집으로 온 회순인 며칠 동안은 얌전했지만 조금 기운을 차리고 나서부터는 펀치에 경고음을 날리네요ㅎㅎ

다시 침을 흘리기 시작했고 자꾸 밥을 안 먹으려 해 다른 병이 있는 건 아닌지 좀 걱정스럽긴 하지만 회순이가 살도 찌고 구내염도 좋아지길 바라며 맛있는 밥과 간식으로 꼬시고 있는 중입니다

카라 시민구조지원이 아니었다면 아마 회순이 구조 계획은 세우지도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좀 안심이 될 걸까요? 회순이가 냥펀치를 날리는건 좋아지고 있다는 좋은 징조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동안 아파서 못 먹었던 밥 많이 먹고 포동포동 살이 오르길 바랍니다.


*회순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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