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임에도 2kg가 되지 않은 저체중과 폐렴으로 구조된 '순덕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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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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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고양이(순덕이)는 제 근무처 연구소 앞에서 지내는 길고양이로 5~7세 정도입니다. 약 1년 전부터 구내염이 발견되었습니다. 지난달까지 약 4~5개월 동안 하루 두 번 구내염 약을 사려 급여 시 함께 먹이며 회복을 기대하였으나, 겨울에 접어들면서 면역상태가 나빠지며 침도 많이 흘리고 잘 먹지 못해 살이 급격하게 빠져 동물병원에 데려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입 주변에 피가 묻어나고, 눈곱, 콧물도 심했습니다. 측정한 체중이 1.95kg 정도로 극도로 마른 상태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1차 검사 결과 심각한 저체중이었고 폐렴이 발견되었습니다. 걱정했던 구내염은 발치를 한다면 괜찮은 정도의 치주염이라고 하셨습니다. 지나친 저체중 상태로는 수술을 진행할 수 없었고, 폐 역시 회복이 되어야 발치 수술이 가능했기 때문에 우선 영양 보충하고, 폐렴 치료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입에 통증이 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식도 줄을 통해 영양 보충하기 위해 식도 줄 시술 후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약 2주 정도 체력을 키우고 폐를 회복시킨 후 치아 발치를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식도 줄을 달고 온 저녁 구토가 심해졌고, 호흡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였습니다. 통증이 있는 건지 편한 자세로 쉬지 못하고 자꾸 몸을 세우고 앉아있었습니다. 다시 병원에 데려오라는 전달받고 다음 날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탈수와 위와 장운동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섭취한 음식과 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위에 가득 차 있는 상태로 조금만 급여해도 구토로 이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입원하게 되었고 위 운동 촉진제를 사용해 위에 찬 물과 음식물이 내려가는지 경과를 지켜보는 상황입니다. 지속적인 초음파 모니터링을 해 보았을 때 물이 빠지는 속도가 아주 더디고, 혈관이 약해 음식물과 약 급여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달받았습니다.

현재는 위에 찬 물의 양이 차츰 줄어 먹는 양 안정화를 위해 입원 진료 중입니다. 점차 호전되어 좋은 경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달받았습니다. 폐렴과 위 운동성 개선 및 영양상태 회복 후 발치 수술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치료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병원에서 어느 정도 상태가 나아지고 회복되어 데려오게 되면 근무처인 연구소 사무실 내에서 보살필 계획입니다. 집에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다른 고양이에 대한 경계심과 스트레스가 심해서 처음에 합사를 고려했다가... 고양이 간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주중에 제가 상주하는 사무실 공간에서 돌보는 것으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아픈 새끼 고양이들을 잠깐씩 요양하고 내보내고 한 적이 다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직원을 협조를 구해 사무실에서 제가 보살피며 지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최근 소식]

순덕이는 3월 말 수술을 통해 발치를 진행했습니다. 전 발치가 최선이었으나, 마취 중 너무 약하게 숨을 쉬어 위험 했기에 호흡마취를 더이상 하지 않고, 순덕이가 깨어나기 전까지 짧은 시간동안 아주 상태가 나쁜 치아를 모두 발치를 했습니다. 치아가 많이 녹고, 구멍이 뚫린 치아도 있었어요.. 현재 남은 치아들은 관리하며 필요 시 한개씩 추가 발치를 하는 쪽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순덕이는 체중 3키로 이상으로 정상 수준을 회복했고, 아직 폐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많이 좋아진 상태입니다. 치아가 이제 아프지 않아서 그런지 식욕도 회복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 보면서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집에서 따뜻하게, 편안하게 지내면 차츰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보살피고 있습니다. 

순덕이 구조 치료에 큰 도움 주신 카라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순덕이 치료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 기간 중에 종종 전화 주시고 순덕이 건강을 염려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순덕이가 아플때, 병원에 입원해서도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길때 제가 할 수 있는게 없다는 무력감이 컸는데.. 그때마다 카라분들 응원 정말 감사했고, 또 동물병원에서도 진짜 최선을 다해 도와 주셨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시간이 온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성묘인데도 2kg도 안되는 몸무게로 거리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아파서 먹지 못하고 먹지 못해 위와 장까지 운동이 되지 못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된 순덕이가 치아치료를 마치고 뱃살이 통통해졌다는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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