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으로 심하게 말라가던 중 구조된 '노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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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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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노랑이가 우리 집 대문 기둥 옆 담벼락에 처음 나타난 것은 초봄의 어느 밤이었을 거예요. 애옹~거리면서 울어서 키 작은 제가 겨우 담벼락에 사료를 얹어 주었지만 계속 무엇인가 원하는 듯이 애옹~거리기만 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안타깝고 답답했지만 저는 아무런 도움도 되어주지 못하고 집 안으로 들어와야 했답니다.

그러고는 사라진 노랑이. 며칠 아니 몇 주가 흘렀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리 멀지 않은 뒷집 마당 차 밑에서 발견되었어요. 뒷집 마당은 개방되어 있고 차가 최다 네 대는 주차할 수 있는 곳이에요. 봉고 한 대가 마당 안쪽으로 거의 항상 주차해 있었어요. 그해 무척이나 비가 많이 왔었는데, 노랑이는 비를 피해 그곳에 있었나 봐요. 처음에는 그릇에 통조림과 건식 사료를 주었는데, 노랑이는 습관적으로 먹거리를 손으로 쳐서 바닥에 놓은 뒤에야 먹기 시작했어요. 바닥에 블록이 깔려 있었지만, 빗물과 흙이 범벅이 되어 그 표면은 진창이나 다름없었답니다. 그래서 밥그릇을 쟁반에 올려서 밥을 주기 시작했답니다. 당시 그 차 밑에는 깍쟁이 삼색이도 한 마리 있었는데, 그 깍쟁이가 신기하게도 먹는 것을 노랑이에게는 양보했어요. 

그렇게 얼마간 밥을 얻어먹던 노랑이는 어느 날 뜻밖에도 우리 집 대문 기둥 위에서 발견되었어요. 그곳은 햇빛이 들지 않으면서 통풍이 잘되는 곳입니다. 노랑이는 배변할 때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기둥에서 내려오지 않고 밤이나 낮이나 그곳에 있었습니다. 기둥 위의 노랑이는 침을 질질 흘리고 몸은 지저분했습니다. 캣맘의 말씀으로는 노랑이가 구내염이 있어서라고 했어요. 그래서 가까운 동물병원에 가서 약을지어다 먹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한두 달 지났을까요? 날은 점점 더워 오고 있었고, 몸이 좀 좋아졌다고 느꼈는지 노랑이는 드디어 기둥에서 내려왔어요. 마침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층계참에 의자를 두었었는데 그 그늘에서 쉬기도 했고요. 

그래서 집을 하나 사서 기둥 옆에 두었어요. 노랑이는 기둥 위에도 있다가, 의자 밑에도 있다가, 집안에도 있다가 하면서 제법 자유롭게 지냈어요. 그런데 그때 저희 마당에서 밥을 얻어먹던 골목의 인자한 새 왕초인 바둑이라는 녀석이 있었는데, 늘 노랑이와 놀고 싶어서 노랑이를 귀찮게 하기 시작했어요. 노랑이는 덩치 큰 바둑이가 부담스러웠는지 집안으로 더 깊이 숨곤 했어요. 착한 바둑이는 억지로 집에 들어가진 않았어요. 한편 노랑이의 구내염은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았어요

침도 안 흘리고 이젠 몸이 괜찮겠다 싶던 어느 날 노랑이는 사라져버렸습니다. 노랑이를 부르며 가까운 골목들을 다녔지만, 노랑이는 찾을 수 없었어요.

몇 달 후 캣맘께 노랑이 소식을 들었어요. 노랑이가 다시 나타났고 챙겨주게 되셨다고. 간혹 들려오는 소식은 노랑이가 구내염이 다시 심해졌다, 애가 점점 입이 까탈스러워진다, 노랑이 한 마리가 한 달에 다른 길고양이들에게 드는 비용과 맞먹는 비용이 든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우리 집에 다시 나타난 노랑이는 구내염이 아주 심해 보였습니다.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는데 손을 타지 않아 못 데려가고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는데 노랑이도 힘들었는지 켄넬에 들어가 다행히 구조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