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큰 상처로 구조된 '팡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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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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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구조 요청드리는 아이는 ‘팡이’라는 아이입니다. 제가 돌보는 밥자리에 어느 순간 스윽 나타났는데요, 처음 봤을 땐 어미로부터 갓 독립한 듯한 작은 체구여서 이 아이가 거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어요. 그런데 넘치는 활력으로 순식간에 대장 냥이와 친구가 되면서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둘이 투닥투닥 뒹굴며 노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매일 만나던 팡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크게 걱정을 했었는데, 다음날 만난 팡이는 뒷다리에 커다란 상처가 있었어요. 살점이 훤히 드러날 만큼 깊이 파인 자국이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3일에 걸쳐 정말 어렵게 어렵게 포획을 해서 동물 병원에 데려갔는데, 생각보다 상처가 심각했고, 즉시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고 해서, 이번에도 저희 부부는 주저 없이 입원 치료를 결정했습니다. 상처 부위에는 푹 패인 자국이 선명했고, 너무 어린 탓에 피부 면적이 적어 봉합 수술도 쉽지 않은 상태였지만, 팡이는 잘 이겨냈고, 재수술 없이 무사히 완쾌하게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하는 입원에 지금은 조금 예민해져 있지만, 장난감을 들이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신나게 반응하는 녀석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지더군요.

이 과정에서 중성화도 해주었는데, 귀를 커팅할지 말지 정말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입양을 보내기 위해  예쁜 귀를 그대로 두었어요.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지금 저희 집에도 길에서 온 세 마리의 아이가 있고 조카 집에는 작년에 구조한 너굴이가, 저희 어머님 댁에도 겨울에 구조한 동일이가 살고 있어, 팡이를 저희가 거두기는 너무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지인을 통해 입양을 보내주려 했지만, 찾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서 카라를 지원해 주시고 아껴 주시는 분들께 입양 공고를 함께 해 주실 수 있을지도 부탁드려보려 합니다. 치료비가 생각보다 커서 염치 불고하고 이번에도 이렇게 도움을 요청드리게 되었습니다. 팡이가 새로운 가족과 좋은 집사님들을 만나 평생 사랑받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최근 소식]

팡이는 건강하게 잘 퇴원해서 이제 넥 카라도 풀고, 잘 먹고 잘 놀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방묘문을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어제부터 문을 열어주었는데, 집에 있던 세 언니 오빠와도 자연스럽게 트러블 없이 합사를 마쳐버렸네요. 만삭인 아내 무릎에도 올라와서 애교 부리고, 정말 천사 같습니다. :) 지원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 팡이의 다리에 난 긴 상처는 힘겨운 거리의 삶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먹이를 두고, 터전을 두고 경쟁하지 않고 좋은 입양자분을 만나 다리 상처가 치유되었듯이 마음의 상처도 치유되기를 바랍니다.


댓글 1

이승환 2022-08-08 11:08

팡이 지원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팡이는 현재 언니 오빠들과 즐겁게 어울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팡이와 가족이 되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인스타그램 @pang._.meow로 DM 연락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