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을 갑옷처럼 두르고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구조된 '커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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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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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이사 며칠 후 주차장에서 똑같이 생긴 고양이 두 마리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야옹 거리며 우는 것이 집 생활을 해본 듯 보였습니다. 집에 이미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어서 사료나 주자는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갔는데, 그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여러 길고양이를 지나다니며 보아왔지만, 생전 처음 보는 매우 충격적인 상태였습니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듯했고 눈은 실명돼 보였고 털은 돌덩이처럼 무겁게 굳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마음이 아팠던 건 고기를 줘도 거의 먹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몸이 많이 아파 보여 구조요청을 해야 되나 혼란스러웠습니다. 구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또 구조를 한다 해도 고양이 병원비가 만만치 않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주일 이상 매일 집 앞에서 두 녀석을 보면서 마음이 괴로웠고, 불쌍했고, 가여웠습니다. 은신처라고 큰 길가 구석에 비스듬한 나무판자 아래 숨어서 자고 있는데 사람이 다가가도 모를 정도로 지쳐있는 모습에 눈물이 핑 돌더군요. '아픈 것을 낫게 치료해주고 다시 풀어주자'는 마음을 먹고 처음 구조라는 것을 해보자 다짐한 후 마침내 구조에 성공하여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은 고양이였어요.



[치료 및 진료과정]

열 살이었고 앞니는 늙어서 소실되어있고, 털 상태도 매우 심각한 상태로 언제 길을 가다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커피는 병원에서 검사 결과 안검 내번증이 있어 안검성형과 구내염으로 발치수술을 위해 입원하고 치료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지금도 커피는 병원에서 세균 감염 치료를 받고 치아, 눈 수술 후 회복 중입니다. 커피는 퇴원 후 저희 집에서 지내면서 천천히 평생 반려인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최근 소식]

커피는 현재 기분이 좋으면 손길을 받아들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하악질과 솜방망이를 날리기도 하면서 집에 적응 중입니다. 임시보호를 하다가 입양을 보내려고 했지만 나이가 많아 제가 입양해 함께 하려고 합니다.

커피와 함께 지내던 커피의 딸도 구조하여 치료중입니다. 딸은 치료를 마친 수 입양을 보내려고 합니다.


*커피가 조금은 느리지만 구조자님의 손길을 받아들인다니 잘 되었습니다. 거리에서 10년을 힘들게 살아온 커피가 남은 여생을 따뜻하고 안락한 곳에서 잘 먹으면서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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