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에 빠져 온몸이 괴사된 '순덕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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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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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의 농장이 시골 농장에 일이 있어 방문하였는데 떠돌이개 흰둥이(리트리버 믹스견)가 갈대밭에 새끼 강아지 7마리를 낳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미는 떠돌이개로 고물상에서 밥을 얻어 먹고 근처를 돌아 다닌다고 했습니다. 어미가 너무 말라 근처에 사시는 분이 안타까워 어미에게 밥을 주러 갔는데 3마리만 보이고 4마리는 안보인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회사일을 조퇴하고 시골로 가 농장 주변을 살폈으나 찾지를 못했는데, 어미개가 새끼 있는 곳으로 안내해 가보니 4마리가 수로에 빠져 있었습니다.

한 마리는 이미 죽어 있었고 세 마리는 물에서 건져내어 인근 동물병원으로 이송하여 치료를 했습니다. 두 마리는 2주 동안의 치료 후 상태가 좋아져 입양까지 보냈으나 한 마리 순덕이는 수로에서 빠져나오려고 얼마나 애를 썼던지 외상이 심해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쓰러져 일어나지를 못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처음에는 농장에서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지인에게 맡기고 왔으나, 순덕이가 꼼짝도 하지 않고 죽을 것 같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급히 조퇴를 하고 제가 사는 곳으로 순덕이를 데려와 병원치료를 계속 했으나 외상 부위는 점점 넓어져 피부괴사가 심각해졌습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도 가보았으나 이렇다 할 치료나 의사의 처방이 없어서, 다시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외상 전문 동물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도 하루빨리 괴사조직 제거와 집중치료 관리를 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순덕이는 살이 찢기는 고통과 맞서며 세포재생 주사와 염증치료를 위한 세균검사를 통해 적절한 약을 처치하며 기적처럼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턱이 통째로 괴사하여 피부조직이 떨어져 나갔지만 새 살이 올라오고 있으며, 엉덩이와 꼬리가 다 드러날 정도여서 꼬리 절단의 위험까지 있었고 세균검사 결과 마땅한 항생제도 없어 위험했었지만 염증과 침출수가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제일 감염이 심각하고 감염된 면적도 컸던 뒷다리는 자칫 잘라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었지만, 염증이 가라앉고 있어 피부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나 피부이식을 하지 않고 다리를 살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순덕이는 제가 책임지고 치료를 해서 건강하게 회복시킬 것입니다. 다만 바램이 있다면 치료가 다 끝나고 좋은 입양가족을 만나 행복한 견생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소식]

순덕이는 입원 치료를 끝내고 통원 치료를 하다 12월 5일에 뒷다리의 피부괴사 조직이 너무 넓어 피부이식을 하기 전 피부복원 수술을 했습니다. 엄청 고통스럽고 아픈 수술을 순덕이는 잘 견뎌주었고 수술 경과가 좋아 2주간의 입원 후 지금은 퇴원해서 매일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통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순덕이는 앞으로 한번 더 피부복원 수술을 예정하고 있으나 너무도 건강한 모습으로 잘 먹고 잘 뛰어다니며 전혀 아픈 아이같지 않게 활발합니다.

수로에 빠진 3마리 중 2마리의 치료비와 제일 많이 다쳤던 순덕이까지 더해 수백만원이 들어가 마지막 순덕이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힘들어 하던 중 카라의 도움으로 순덕이를 수술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위에서는 유기견 치료비에 큰 돈을 쓰고 있는 저를 미쳤다고 거의 정신병자 취급하기 일쑤여서 수십번 포기할까도 생각했으나 카라의 따뜻한 위로와 치료비 지원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치료를 순덕이는 씩씩하게 잘 견뎌냈습니다. 병원 의사 선생님이 순덕이의 성향은 정말 좋다고 하셨습니다. 순덕이는 리트리버믹스로 대형견종 이지만 믹스견이라 10키로까지 자랄 것 같다고 병원에서 알려주었습니다. 성격이 순하고 영리하며 사람을 무척 좋아합니다. 순덕이의 좋은 반려가족을 기다립니다. 


*아직 치료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힘들고 긴 과정을 장하게 견뎌낸 순덕이가 정말 장하네요! 기특하고 용감한 순덕이지만 큰 귀에 갸우뚱하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 강아지답습니다:) 사람 좋아하고, 영리하고, 순한데다 예쁘기까지 하니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자님을 만난 게 순덕이의 첫번째 기적이라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을 만나는 게 두번째 기적일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순덕이에게 새 삶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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