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작년 12월 초 경기도 남양주 홍유릉 일대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중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채 방치된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눈이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영하 10도의 추운 날이었습니다. 고양이는 입과 눈에서 피눈물과 고름을 흘리고 있었고 눈은 흰자위가 보일 정도로 돌아가있었습니다. 다리는 다른 동물에게 물린 건지, 사람에게 학대받은 건지,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알 수 없지만 깊은 상처가 있었고, 주위 피부는 괴사 되어 있었습니다.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고자 했지만 피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병원에 도착해서 먼저 ‘에서’가 마취할 수 있는 상태인지 검사가 필요했습니다. 검사 결과 다행히도 범백이나 전염성 복막염은 검출되지 않았고, 출혈과 염증으로 백혈구 수치는 낮았지만 수의사 선생님께서 수술은 가능하다 하셨습니다. 우선 구내염 치료를 위해 발치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다리에 괴사 된 피부를 자르고 봉합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상처 주변으로 피부가 괴하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소견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성화 수술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구조 다음 날 저녁에 에서는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마취 중 에서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심정지가 왔습니다. 저희는 모두 에서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심폐소생술을 통해 에서가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수술 후 에서는 병원에서 입원해 회복했습니다. 차츰 눈과 입에서 나던 피눈물과 고름은 줄기 시작했지만, 다리를 봉합이 장력으로 터지게 되었습니다. 피부 이식을 통한 재수술을 해야 할지, 절단을 해야 할지 수의사 선생님들께서 고민이 많으셨습니다. 또 마취에서 한 번 못 깨어났던 에서였기에 그 점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재수술 없이 특수드레싱을 하고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에서의 다리에서 조금씩 새 살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에서는 긴 입원 생활 끝에 실밥을 풀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