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날씨가 많이 추워지면서 집 앞에 오던 마당냥이 두 마리가 동시에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들과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집 근방 수돗가에 동네에서 몇 번 마주했던 고양이가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눈, 코, 입 주변으로 진물이 흐르고 있던 고양이는 살려달라며 저를 바라보고 있던 거 같았습니다. 살금살금 다가가니 기력이 없는지 저항 없이 웅크리고 있어 핫팩 하나를 스티로폼 박스 아래 깔아주고 그대로 차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병원에서 검사 결과는 상당히 참담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진물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내부적으로 신장염, 췌장염 그리고 복막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엑스레이 상으로 위에서 대장까지 가스로 가득 차, 장기 내부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또 초음파 확인 결과, 신장 모양에 변형이 와있어 보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으나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최후에 방법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심히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직 숨이 붙어있는 누리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누리를 살려달라고, 치료해 볼 수 없겠냐고, 갈 때 가더라도 조금만 편하게 보내주고 싶다고 간절히 부탁드렸습니다.
그렇게 누리의 입원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면회 당시 누리는 실눈을 뜨고, 작게나마 입을 벌리며 야옹야옹 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틀 후 면회를 갔을 때 기력을 많이 회복한 누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누리도 반가운지 얼굴로 비비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밥도 조금씩 먹기 시작한 누리는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현재 누리는 집에서 돌보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은 하루에 두 번씩 먹으면서 기력을 많이 회복한 누리는 최근 식욕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도 마당냥이 두 마리를 돌보고 있어서, 누리도 마당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필요한 집과 밥그릇을 제공해 주고자 합니다.
*구조자님께서 우연히 웅크리고 있던 누리를 지났던 것이 누리에게는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누리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용기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