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뽀는 작년 늦가을부터 집 앞으로 일광욕을 하러 오는 작은 고양이입니다. 사료와 간식을 주며 쉴 곳도 마련해 주었지만, 사람 손을 타지 않아 하악거리기도 하고 도망가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어느 날 차를 타고 시동을 거는데 갑자기 뽀가 차 안에서 튀어나와 놀란 듯 멀리 도망갔습니다. 자동차 엔진룸에 있다가 다친 것 같아 동네를 돌아다녀 봤지만 찾지 못했고, 그날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고양이가 쉼터 안에서 쉬고 있었는데, 사료를 거의 먹지 않고 평소와 달리 도망가기도 힘든 기색이었습니다. 마지못해 쉼터에서 나와 도망가는 중에 남편이 상처를 발견했습니다. 뽀의 피부가 크게 찢어져 있었다는 말을 듣고 구조를 결심했습니다.
당근마켓에서 포획틀을 구매해 저녁에 포획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였고, 다음 날 사료와 물을 치우고 포획틀 안에만 캔을 놓아 기다렸던 결과, 성공했습니다. 늦은 시간으로 24시 동물병원으로 급히 이동을 했고, 수의사 선생님께서 상처를 보시고 피부가 뜯겨 근육이 드러난 상태라며 입원이 필요하다 말씀하셨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12월 29일 처음 방문한 24시간 동물병원에서는 다양한 혈액 검사와 엑스레이를 진행했습니다. 뜯어진 피부 아래 노출된 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소독하고 수액을 투여한 후, 가능한 즉시 봉합 수술로 상처를 처리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적극적인 후처치가 필요하다고 안내받았습니다. 총 400만 원 이상이라는 말에 당황했지만 아픈 아이의 치료를 위해서는 입원시키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뜻한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비용 부담으로 인해 다른 병원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후 추가적인 혈액 검사와 드레싱, 수액 치료 등이 이어졌습니다. 털을 밀어보니 보이지 않았던 괴사 된 살점이 드러났고, 지속적으로 떨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면회 때마다 담당 수의사를 만날 수 없었으며, 3주 이상 입원을 권유받았지만 4일 입원 비용이 140만 원을 넘어가 결국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뽀는 1월 2일부터 새로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원장님은 괴사 된 부분이 떨어져 나오는 현상과 염증 수치 등을 일주일 간 주시하며 상태가 호전되면 수술을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피부가 뜯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주변 피부를 당겨와서 봉합하는 것이 좋지만 어려울 경우에는 엉덩이 부근에서 피부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술 후 안정기를 보내고 퇴원한 후에는 뽀를 집에서 직접 보호할 계획입니다. 또다시 길에서 유사한 위험을 다시 겪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방사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최근 소식
뽀는 퇴원 후 집에 와서 천천히 적응하고 있습니다. 본래 경계심이 많은 길고양이기도 하고, 병원을 옮기며 수술과 재수술을 받은 기억 때문인지 아직은 사람이 있을 때는 숨어서 나오질 않습니다. 첫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케이지 안에서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잠든 시간에는 숨숨집에서 나와 탐색도 하고, 노는 모습도 보여서 캣타워와 장난감을 구비하고, 먹이 퍼즐도 만들어주면서 잘 적응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밤에 울어 몸은 피곤하지만, 아프지 않고 밥도 잘 먹고 볼 일도 잘 봐주니 기특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수술 후 부위는 잘 아물고 있으며, 솜털도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사히 치료를 마치는 데 큰 도움 주신 카라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플 때 용기 내어주신 구조자님 덕분에 뽀에게 새 삶의 기회가 주어졌네요! 빨리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서 행복한 반려묘로 살아가길 응원합니다!
*뽀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