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접이는 저희 자매가 관리하는 급식소에 3년째 밥을 먹으러 오는 고양이입니다. 접이는 나이가 많고 구내염도 있어서 작년 가을까지 항생소염제를 복용했습니다. 또 영양제도 적극적으로 챙겨 먹이며 돌보았습니다. 어릴 적 밥을 잘 먹지 못해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식욕이 워낙 좋아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캔을 따면 멀리서도 뛰어와 허겁지겁 먹기도 했고, 항상 더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늦가을부터 접이의 컨디션이 눈에 띄게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전년 겨울과 달리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고,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한 곳에 머무르는 날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식욕도 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종종 급식소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람 음식을 주면 받아먹는 모습도 보였는데 그런 과정에서 신부전이 심해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저희는 협조를 요청하고 고양이에게 위험하다고 쪽지를 남겼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좋아하는 캔을 코앞에 두어도 접이는 먹지 않았습니다. 결국 12월 둘째날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받았습니다. 신장이 심각한 상태였고, 신장 기능 저하로 밥도 물도 먹지 않아 빈혈과 탈수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며 내일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접이는 빈혈이 심한 상태여기 때문에 우선 수혈을 받았습니다. 구조 직전에 활동양이 적었던 이유가 빈혈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운이 없어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서 상태가 악화도었을 가능성이 크며, 수혈 한 차례로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지 못해 며칠 뒤 두 차례의 수혈이 필요했습니다. 이후에는 혈액 수치를 회복시키기 위해 조혈 주사를 5차례 맞았습니다.

지금은 혈액 수치가 거의 정상 범위에 들어와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스테로이드 투여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이지 췌장염이 도져 추이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췌장염 검사를 진행하면서 치료약을 변경한 후 수치는 다시 좋아졌습니다.

신장에 대해서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중기-말기 상태입니다. 입원 직후부터 수액 치료를 시행하여 탈수를 예방했고, 현재는 아침과 저녁에 피하 수액을 맞고 있습니다. 접이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호텔에서 지내고 있으며, 신부전을 위한 사료를 먹으며 매일 건강 상태를 확인 중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접이는 평생 저희가 책임질 요량으로 구조했습니다. 나이가 적지 않고, 신부전도 있다는 아이다 보니 입양처를 찾거나 입양 전제 임보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도 하고요. 다만 저희 집에는 7마리 고양이가 살고 있어 당장 합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서 우선 접이는 장기 호텔링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호텔에서 지내고 있어, 수의사 선생님들께서 아침저녁으로 접이의 건강을 체크해 주십니다. 또 독립된 방을 쓰고 있어서 다른 고양이들과 불필요한 접촉도 막을 수 있고요.

현재 접이는 살도 많이 찌고 표정도 한층 밝아졌습니다. 지내는 곳이 마음에 드는지 요즘에는 그루밍도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몸도 새하애 졌답니다.

최근 소식

접이는 현재 호텔링을 마치고 부모님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치료를 오래 받은 탓인지 수의사 선생님들만 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퇴원을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적응을 해서 소파를 완전히 차지하게 되었고, 종종 아버지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자기도 합니다. 노령묘라서 컨디션은 장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하겠지만, 지금 생활은 아주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접이가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또 부모님 댁에서 적응을 마친 접이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네요. 앞으로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