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백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마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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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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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1월 18일 친구와 양수리 두물머리 근처 카페를 가던 도중에 ‘마요’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요와 다른 고양이가 함께 있었는데, 다른 친구에 비해 마요는 많이 마르고 왜소해 보였습니다. 발견된 곳이 마트 근처였는데 많이 배고파 보여 마트에서 마요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사다 주었습니다. 정말로 그동안 많이 못 먹었는지 허겁지겁 먹어치웠고 가만히 지켜보니 사람을 정말 잘 따랐습니다. 음식을 줘서 그런 건지 간택을 당했다고 해야 하는 건지 제 어깨 위로 올라타고 한동안 계속 따라왔습니다. 평소에도 길고양이가 보이면 가끔씩 밥을 주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 조금 당황하였습니다.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이 친구를 데려와서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스에 태워 집으로 데려온 뒤 혹시나 어딘가 이상이 있을까 병원에 데려갔더니, 외관상 건강해 기생충 약을 바르고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였습니다. 처음이라 낯설 텐데도 배변활동도 잘하고 사람에게 잘 안기는 귀여운 개냥이였습니다. 변에서 벌레가 나올 수 있다고 하여 2~3일간 변을 지켜본 결과 매우 건강했습니다. 데려온 지 4일쯤 되던 날 눈물이 약간 나오고 숨소리가 코 막힌 소리여서 허피스라는 감기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계속 낫지 않으면 병원에 가려고 하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감기 치료 차 병원을 방문하려고 했던 아침에 처음으로 구토를 하였습니다. 너무 놀라 바로 병원에 데려갔는데 범백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제가 데려올 때쯤에 잠복기였을 거라고 했습니다. 밥도 잘 먹고 건강해 보였는데 상상도 못 한 병이어서 이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치사율이 정말 높다고 해 제발 살아만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입원을 시작했습니다. 학생이라 수입이 거의 없는데 치료비도 엄청나다고 하니 정말 착잡하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래도 하나의 생명이기에 치료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 마요가 치료받는 동안 혹시나 잘못될까 하루하루가 너무 불안해서 일상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입원한 뒤로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하여 비타민과 수액등을 주사하며 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저희 아이는 성묘이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모든 수치가 올라가는가 싶더니 셋째 날 모든 수치가 바닥을 찍었고 병원에서 5일째 되던 날 슬프게도 마요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만난 다른 고양이 집사분께서 제 상황이 딱했는지 장례식장과 다른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셔서 장례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파서 도와달라고 저에게 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그곳에서는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비록 지금은 마요가 별이 되었으나, 잠시 가족이 생겼다는 그 기쁨은 아마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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