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가 소방서에 구조 요청을 해봤지만, 현장 방문 후 소방서에서는 배수관을 다 제거해야 되는 거라 도와줄 수 없겠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저희가 현장에 도착한건 저녁 9시쯤. 고양이가 갇혀있다는 배수구를 확인하고 안에 카메라를 넣어 확인도 해봤지만 고양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울음소리로 그 안에 녀석이 갇혀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어요.   건물 옥상 배수구 입구에서 작은 물건을 줄에 매달아 내려보내보니, 거의 1층에 다다를 때까지 중간에 걸리는게 없이 내려갈 수 있었는데요 고양이 또한 추락 후 나갈 곳을 찾지 못하고 갇혀있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제 방법은 1층 배수구가 건물외벽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것 뿐. 하지만 늦은 시각이라 근처 가게들이 문을 다 닫았고, 배수구 전문 업체들도 전화를 받는 곳이 없었습니다. 또 배수구 해체를 위해선 건물주의 허락이 있어야 했는데 근처를 수소문해봐도 건물주와 연락이 닿질 않았았어요.   1층 배수구 구멍에 먹을 것을 두고 멀리서 한참을 기다리기도 해봤지만, 움직임이 없는 걸 보아 몸이 낀것 같았습니다. 가게들도 문을 닫고 건물주와 통화도 안되는 답답한 상황.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현장에 왔지만 녀석의 울음소리가 그친 후였습니다. 출구를 찾아 빠져나간거라면 정말 다행이지만, 아닌 경우라면... 마음이 더">     제보자가 소방서에 구조 요청을 해봤지만, 현장 방문 후 소방서에서는 배수관을 다 제거해야 되는 거라 도와줄 수 없겠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저희가 현장에 도착한건 저녁 9시쯤. 고양이가 갇혀있다는 배수구를 확인하고 안에 카메라를 넣어 확인도 해봤지만 고양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울음소리로 그 안에 녀석이 갇혀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어요.   건물 옥상 배수구 입구에서 작은 물건을 줄에 매달아 내려보내보니, 거의 1층에 다다를 때까지 중간에 걸리는게 없이 내려갈 수 있었는데요 고양이 또한 추락 후 나갈 곳을 찾지 못하고 갇혀있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제 방법은 1층 배수구가 건물외벽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것 뿐. 하지만 늦은 시각이라 근처 가게들이 문을 다 닫았고, 배수구 전문 업체들도 전화를 받는 곳이 없었습니다. 또 배수구 해체를 위해선 건물주의 허락이 있어야 했는데 근처를 수소문해봐도 건물주와 연락이 닿질 않았았어요.   1층 배수구 구멍에 먹을 것을 두고 멀리서 한참을 기다리기도 해봤지만, 움직임이 없는 걸 보아 몸이 낀것 같았습니다. 가게들도 문을 닫고 건물주와 통화도 안되는 답답한 상황.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현장에 왔지만 녀석의 울음소리가 그친 후였습니다. 출구를 찾아 빠져나간거라면 정말 다행이지만, 아닌 경우라면... 마음이 더">

배수구에 갇혀있던 새끼 고양이, 석촌이를 구조했습니다.

  • 카라
  • |
  • 2013-05-23 09:58
  • |
  • 5589
 

 
"건물 배수구에 새끼 고양이가 낀 것 같아요"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연락이 왔습니다.
 
장소는 서울 석촌동의 5층 높이의 건물이었는데요.
옥상 배수구에 실수로 빠져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새끼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배수구 안에서 끊이지 않는다는 제보였습니다.
 
 
<제보자가 보내주신 영상입니다. 배수구안에서 새끼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제보자가 소방서에 구조 요청을 해봤지만,
현장 방문 후 소방서에서는 배수관을 다 제거해야 되는 거라 도와줄 수 없겠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저희가 현장에 도착한건 저녁 9시쯤.
고양이가 갇혀있다는 배수구를 확인하고 안에 카메라를 넣어 확인도 해봤지만 고양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울음소리로 그 안에 녀석이 갇혀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어요.
 
건물 옥상 배수구 입구에서 작은 물건을 줄에 매달아 내려보내보니,
거의 1층에 다다를 때까지 중간에 걸리는게 없이 내려갈 수 있었는데요
고양이 또한 추락 후 나갈 곳을 찾지 못하고 갇혀있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제 방법은 1층 배수구가 건물외벽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것 뿐.
하지만 늦은 시각이라 근처 가게들이 문을 다 닫았고,
배수구 전문 업체들도 전화를 받는 곳이 없었습니다.
또 배수구 해체를 위해선 건물주의 허락이 있어야 했는데 근처를 수소문해봐도 건물주와 연락이 닿질 않았았어요.
 
1층 배수구 구멍에 먹을 것을 두고 멀리서 한참을 기다리기도 해봤지만,
움직임이 없는 걸 보아 몸이 낀것 같았습니다.
가게들도 문을 닫고 건물주와 통화도 안되는 답답한 상황.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현장에 왔지만 녀석의 울음소리가 그친 후였습니다.
출구를 찾아 빠져나간거라면 정말 다행이지만,
아닌 경우라면... 마음이 더 다급해졌습니다.
 
건물주와 연락이 닿아 사정을 말씀드리니 흔쾌히 저희의 상황을 이해해주셨습니다.
배수구 제거 후 다시 문제없이 복구해드리겠다는 약속 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근처 배수구 업체에 다 전화를 해봤으나 다들 다른 일정때문에 바로는 못온다고 거절하시더라구요.
하지만 한 곳에서 고양이도 생명인데, 다른 일보다 우선해야 한다시며 한 기사님이 달려와주셨습니다.
'24시 강남수도 설비' 기사님 정말 고맙습니다.
 
 
일단 배수구 파이프와 콘크리트를 분리하고
조십스럽게 파이프 벽을 잘라내봤습니다.
    
 
 
혹시 고양이가 다칠수 있으니, 조심해서 해달라고 부탁드렸고
와주신 기사님께서도 최선을 다해주셨어요.
 
 
조심조심 파이프 윗 부분을 제거하고 있는데,
기사님이 "저거 다리 아니에요?" 하시는 말씀에 후레쉬로 구멍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진짜 뭔가 움직이는 물체가 보였고 자세히 보니 다리와 꼬리가 보입니다.
 
울음소리가 난게 이틀정도 됐다니까 오늘까지 3일 정도를 이곳에 새끼 고양이가 갇혀있었던 겁니다.
혹시나 움직이지 않으면 어쩌나 마음만 졸이고 있었는데
다행히 저희의 마음을 알았는지, 조금씩 다리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아, 살아있다. 감사합니다"
 
 
고민할 틈도 없이 손을 깊숙히 넣어 새끼고양이의 몸을 찬찬히 감싸안아 조심스럽게 꺼냈습니다.
배수구에 몸이 껴서 못 나오는 줄 알았지만,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몸이 배수구에 낄 만큼 덩치가 크지도 않았고 손을 넣었을때도 공간이 충분했습니다.
왜 나오지 못하고 있었던건지...
꺼내보니 아이의 모습이 처참했습니다.
 
 
이미 체온이 다 떨어져 얼음장처럼 차가운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뜨거운 물에 몸도 녹이고, 찜질팩위에 얹어 아이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몸을 씻기고 보니 이렇게 예쁜 아이였어요.
선생님께서 워낙 위험한 상황이라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석촌동에서 구조한 아이라 임시로 '석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석촌이가 제발 힘을 내어주기를...
제발 고비를 이겨내고 우리곁으로 건강하게 와주기를...
 
 
 
구조 후, 만 하루가 지난 오늘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진 걸까요.
수의사 선생님께서 기쁜 소식을 전해오셨네요.
 
다행히 체온이 돌아왔고, 케이지 안에서 이곳저곳을 탐험하듯 누비고 다닌다고 하시네요.
혼자 그루밍도 한다고...
 
아. 정말 다행입니다.
 
짜잔!!
 
 
현 상태론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보인다는 수의사 선생님 말씀에
이제서야 저희도 한시름 놓습니다.
 
"살아줘서 고맙다. 석촌아~"
 
 
응급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석촌이 돌봐주고 계시는 이룸동물병원 전인탁 선생님과 관계자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저희와 함께 구조를 도와주신 '나비야'의 유주연 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배수구에 갇혀 힘든 사투를 벌였을
작은 새끼 고양이 석촌이가
큰 고비를 넘기고 저희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석촌이에게 많은 응원부탁드려요.
건강을 회복하면 꼭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댓글 7

엄윤서 2013-05-24 16:18

정말 좋은일하고 계시는 분들이 너무 많네요 ㅠㅠ♥


김릿다 2013-05-24 14:40

모두 감사합니다. 신고해주신 분도, 신고받고 출동해주신 카라 직원분도, 건문주인도, 설비 아저씨도, 병원샘도 그리고 끝까지 견디어준 석촌이도..ㅠ.ㅜ


김광분 2013-05-24 11:18

저 어린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그래도 잘버텨 주어서 다행이에요.. 너무 고생들 하셨네요~ <24시 강남 수도설비 싸장님 멋져요!!>


최미연 2013-05-24 09:09

천만 다행입니다. ㅠ_ㅠ 석촌이 잘 견뎌내주어 고맙네!! 건강히 지내는 일만 남았다!!


이승은 2013-05-23 20:37

아우...진짜 다행입니다....수고하셧고 아가야~앞으로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아줌마 기도할게~


이상미 2013-05-23 16:56

홀딱 젖어서 얼마나 추웠을까요.. 날씨가 따뜻했기에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이가 꼭 좋은 가족 만나서 이제는 행복한 일만 있으면 좋겠네요!!!!


이정화 2013-05-23 16:11

아코;; 모두들 고생 많으셨네요.. 꼬물이가 기운 잘 차리고, 좋은 가족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