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길고양이의 삶과 TNR의 필요성 - 길고양이 밥만 주는 건 보호 활동이 아닌 이유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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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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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81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먹이 주는 활동만으로 과연 길고양이들의 복지가 향상되었을까요?
 
먹이 주는 활동만으로 책임있는 보호 활동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카라의 길고양이 무료 TNR을 신청해 주시는 분들은 모두 남다른 사명감으로 길고양이를 보살펴 주시는 분들이십니다. 무료 중성화 신청 사연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한두마리 고양이들을 먹이를 주시면서 보살피시다가 녀석들이 새끼를 낳고 또 그 새끼가 또 새끼를 낳으면서 수가 불어나 더이상 이대로는 않되겠다는 위기감에서 TNR 신청을 해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한두마리 고양이를 보살필 때 진작 중성화 수술을 했더라면, 고양이도 사람도 훨씬 고생을 덜 했겠지요.
 
하지만 이제라도 합리적인 대책을 세워 적극적으로 중성화와 지속적 장기적인 보살핌을 위해 나서 주시니 참으로 고맙고 다행입니다.
 
 
그런데..길고양이 밥 주시는 많은 분들중 이런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아이들의 보호를 위해 봉사해 주시는 분들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도시 고양이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고양이들의 개체수가 줄어야 합니다.
 
 
이는 고양이로 인해 민원이 유발되는 것과 별개의 문제로 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공간 자체가 급속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당 툇마루 밑이나 화단 구석 또는 지하실, 창고나 다용도실등이 고양이들이 살아가던 장소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주거형태가 완전히 바뀌어서 이제 도시에서 고양이들이 살 곳이 정말 없습니다. 고양이들이 몸을 기대어 살 곳도, 배변을 할 곳도, 안전하게 새끼를 낳아 키울 곳도 없는 게 현재 우리나라 도시의 공통적인 모습입니다.
 
아파트 지하에선 배관을 망가뜨린다면서 내쫓으려 하고, 일반 주거지에서는 마당 있는 단독 주택을 모두 허물고 시멘트 덩어리 다가구 주택을 짓고 있습니다. 손바닥 만한 공간도 고양이들이 깃들 곳을 찾기 힘들다보니, 이 불쌍한 녀석들은 허물어져가는 지붕위나 위험하고 좁은 배기관, 심지어 빗물 수로에 살며 새끼를 낳아 키웁니다. 이렇게 은신한 곳이 없다보니, 불필요하게 사람들의 눈에 띄는 일도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뺑뺑 둘러쳐져 있는 시멘트 덩어리 건물들. 마당이 있는 소형 자가 주택들이 사라지고 주차장부터 건물 전체가 시멘트 덩어리인 다가구나 다세대주택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는 도시에서 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살 곳은 거의 없다.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는 길고양이 먹이 뿐 아니라 쉘터가 보급되어야 해결 될 것이다.
 
살 곳 없는 고양이들은 새끼들을 낳아도 안전하게 양육할 수 없습니다. 새끼고양이들은 위험한 지붕위, 높은 건물의 옥상, 비탈진 건물의 기왓장위에서 떨어져 죽고 배관에 끼어 죽어가며 닫혀진 창고안에서 죽어가거나 먹이 구하러간 어미가 로드킬 된 후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성묘들도 살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모처럼 열린 지하실에 추위를 피해 들어갔다가 문이 닫혀져 그대로 아사한 고양이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조그맣고 어린 어미 고양이가 비탈진 2층 높이 지붕위로 아기 고양이를 물고 가다 그만 돌 계단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은신처가 노출되자 급히 다른 곳으로 아기를 물고 이동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추락한 아기고양이는 생똥을 싸면서 애처롭게 울부짖었다. 이렇게 생명이 깃들 곳 자체가 없는 게 우리나라 도시의 모습이다.
 

 
사람들만 제 새끼가 귀한 것이 아니다. 위기에 빠진 아기 고양이를 돕기 위해 미숙하고 어린 어미 고양이와 할머니 고양이로 추정되는 노련한 고양이가 함께 의논중이다. 상황 대처를 잘 하지 못하는 어미 고양이가 아랫 사진의 오른쪽 턱시도 고양이고, 윗 사진의 젖소고양이가 할머니 고양이로 추정된다. 어미 턱시도는 이번이 첫번째 출산으로 아직 채 한살령도 되지 않았다. 
 
 
 
길고양이들의 슬픈 삶...끊임 없이 대물림 되고 있습니다.
 
 
7년동안 일년에 꼭 두번씩, 적어도 한번씩 새끼를 낳은 어미 고양이가 있습니다. 이 녀석에게 먹이를 주며 가여워 하는 분도 있었지만, 새끼와 어미를 죽이기 위해 독약을 놓는 사람도 있었고, 하수구 배관에 빠져 죽은 아기 고양이도 있었고, 구청에 신고되어 잡혀가 폐사된 고양이도 있었습니다. 이 녀석 주변에는 녀석의 새끼로 추정되는 모양과 문양이 비슷한 고양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거리에 살며 새끼를 낳는 건 어미에게도 새끼에게도 너무나 힘들고 위험한 과정들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에게 주어지는 건 어미로 부터 물려 받은 '길고양이'라는 가슴아픈 이름과 감당해야 할 힘든 삶 뿐입니다. 그러므로 먹이를 주는 길고양이가 길에서 출산을  반복하는데도 무력하게 그대로 방관, 방치하는 건 결코 동물을 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7년 동안 매년 한두번씩 빠짐 없이 새끼를 낳아 온 어미 고양이. 기막히게 예쁜 모습의 고양이다. 그러나 녀석은 자신의 슬픈 삶을 끊임없이 대물림 해 주고 있었다. 약 7개월 령의 새끼 한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이 어미 고양이는, 수유한지 약 40일 경과되었으며, 또다시 강하게 발정이 온 상태였다. 이번에 포획하지 못했으면, 녀석은 근 일년여 동안 3번의 임신과 출산을 했을 것이다. 이제 TNR로 그 질긴 슬픔의 고리는 끊어졌다.
 
수유가 끝나지 않았어도 발정이 오게되면, 새끼 보살핌에 소홀한 어미 고양이들도 있다. 출산후 수유 후기에 있던 이 녀석의 체중은 겨우 3.2 Kg 에 불과했으나 또다시 발정이 온 상태였다. 현재는 안정적으로 밥을 먹으러 오고 있는 녀석을 이제 잘 보살펴 주는 일이 남았다.
 

흔하지 않은 문양인데 참 많이 닮아있는 고양이들. 녀석들은 아마도 한마리의 어미 고양이가 연이어 출산한 고양이들일 것이다. 이 녀석들 외에도 비슷한 문양의 고양이들이 인근 지역에 여러마리 있다. 이렇게 고생스러운 길고양이의 삶은 대물림된다. 
 
 
 
로드킬 독살 압사 학대로 인한 죽음 이외에도...
길고양이들도 아프고 늙고 병들어 죽어갑니다. 
 
 


털 상태가 좋지 않고, 다른 고양이와 잦은 다툼을 하던 녀석을 포획하였다. 어디서 싸우다 물바가지를 뒤집어 썼는지 털이 홀딱 젖은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던 이 녀석...작은 여아들과 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아 여아 일 것으로 짐작했지만, 잡고 보니 녀석은 남아였고, 구강 내에 심각한 질병이 있었다. 입이 너무 아파 예민하고 어떻게라도 살기 위해 약한 여아들과 영역 싸움을 벌인 것이다. 2주간 치료 후 방사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현재 위탁소에서 보호중이다. 
 

이 예쁜 노랑둥이 여아는 몇 개월간의 숨바꼭질 끝에 포획할 수 있었다. 워낙 소극적이고 조심성이 많아 포획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수컷들에게 인기가 많은 암컷이라 불임수술이 꼭 필요했다. 녀석을 어렵게 포획하여 수술할 수 있었고 예상대로 또다시 강하게 발정이 와 있었다, 무엇보다 녀석은 난소에 큰 혹이 있었다. 불임수술로 이 녀석은 훨씬 더 자유롭고 고통이 덜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라면 저 정도의 크기의 혹이 난소에 있을 경우 허리를 펴지 못하게 아플 것이다...
 

대장고양이들의 삶도 고단하긴 마찬가지다. 꼭 닮은 이 두 녀석은 각각 전혀 다른 지역의 대장고양이들이다. 삶의 고단함이 녀석들의 만신창이 얼굴과 온몸에서 보인다. 잦은 싸움으로 인한 외상의 이차감염과 물릴 때 침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되기도 한다. 대장고양이들도 힘든 삶의 끝자락에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길고양이들은 가정에서 사람들의 세심함 보호를 받는 반려묘와 생물학적으로 다른 동물이 아닙니다. 집고양이에게 가혹한 삶의 조건들은 길고양이들도 마찬가지로 견디기 힘듭니다. 집에서 보호를 받는 고양이들에게 깨끗한 환경과 질 좋은 음식, 그리고 아플때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것처럼 길고양이들도 똑같습니다.
 
이런 최소한의 복지가 전혀 확보되지 않는 길고양이의 삶은 진실로 가혹하리만큼 힘듭니다. 좀 더 정확히 사실을 말한다면, 한국 도시의 길고양이들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도 여전히 길에서 태어나는 생명들..과연 축복일까...?
 
 
 
이 어미 고양이는 경기도의 한 공장 창고에 만삭의 몸으로 숨어들어와 새끼를 낳았다. 한 직원분이 너무 가워서 박스를 마련해 주고 먹이를 주어왔으나 공장장이 어미와 새끼들을 모두 산에 갖다 버린다고 위협하자 도움을 요청해 왔다. 카라 자원봉사자가 차마 이 녀석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거두어 사비를 들여 위탁중이다. 그러나 사람을 따르는 어미와  여러마리의 새끼들을 입양시킬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길고양이들의 구조와 다치거나 아픈 고양이들, 새끼 고양이들을 거두어 달라는 요청이 동물단체에 연일 쇄도합니다. 길고양이 보호 활동에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소요됩니다. 특히 아기 고양이들은 방사가 불가능하고 입양을 시켜야 합니다. 아기 고양이의 입양활동에는 더욱 많은 에너지와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아주 극히 일부의 운좋은 녀석들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가는 게 현실입니다.
 
사정이 이런데, 여전히 거리에서 태어나는 수많은 생명들...이것이 어찌 축복이 될 수 있겠습니까.
 
최근 빈번히 목격되고 제보되는 아기 고양이에 대한 수컷 고양이들의 살해 행위(고양이들의 영아살해)는 고양이들이 보이는 정상적인 행태가 아닙니다. 드믈게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영아살해가 벌어지긴 하지만, 이렇게 빈번히 벌어지는 것은 분명 이상행동으로 보이고, 이건 고양이들이 어떤 요인에 의해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사람들이 난폭해지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길고양이는 마치 기계처럼 새끼를 쉽게 낳는다고 생각하며 혐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녀석들도 자궁외임신으로 새끼를 낳다 고통속에 죽어가거나, 수유중 영양 부족으로 쇼크 상태에 빠져 어미와 새끼들이 몰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끼를 가졌던 고양이가 더이상 밥 먹으러 오지 않을때, 영역을 바꾸었다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녀석은 출산이나 출산후 후유증으로 죽었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가족 또는 근연관계로 추정되는 고양이들이 밥을 기다리며 모여있다. 이 녀석들을 TNR 해 주면, 더이상 수를 늘리지 않고 평화롭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 지역 예닐곱마리의 고양이들 중 세마리가 TNR 되었고, 나머지 아이들의 중성화 수술을 위한 포획이 진행중이다. 왼쪽에 쪼르르 앉아 있는 네마리의 고양이 중 맨 뒤의 아이가 이 지역 여왕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아이들 중 대다수가 녀석의 새끼들이 가능성이 높다. 여왕 고양이는 아주 노련하고 영리하며...예쁘다. 녀석을 포획해서 불임수술 하는 일이 이 지역 TNR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길고양이들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조금씩 개선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길고양이를 불쌍히 여기고 밥을 주시는 분들은 그래도 좀 늘어난 것 같습니다.
 
강동구에서는 지역 주민센터 18곳에 공식적으로 길고양이 급식소를 마련하고 있기도 합니다.
 
모두 고맙고 반가운 일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길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들이, 무책임한 일부가
'내가 고양이를 버려도 누군가 보살펴 주겠거니..' 하며 유기하는 행위를 부추기게 되거나,
 
중성화 수술 없이 무차별 밥만 급여하여 길고양이 개체수가 늘어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면 어떻게 할까요?
 
 
길고양이로서의 삶은 너무나 고단합니다.
거리에서의 삶은 바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슬픈 삶입니다.
 
현재 TNR을 포함 길고양이들의 삶을 조금 덜 힘들게 하고, 사람들의 불편 요소를 줄여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적으로는 안락사되는 유기견들이 없어져야 하는 것처럼
길고양이로서의 힘든 삶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이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 전까지 길고양이들이 최소한의 보호를 받으려면, 고양이들의 개체수가 늘어나선 않됩니다.
 
TNR 은 불행한 새생명들이 태어나는 것을 막고 성묘들의 번식 스트레스를 줄여 줍니다.
 
TNR 은 잠정적으로 이런 힘든 삶을 조금 덜 힘들게 해 주기 위한 활동으로 현재로선 가장 효율적인 길고양이 보호 활동입니다.
 
TNR 은 중성화 수술 뿐 아니라 방사후 보호가 더욱 중요합니다. 따라서 밥을 주며 보살피는 케어테이커가 철저히 관여하여 시행하여야만 합니다. 
 

 
 



 
 

댓글 3

안젤라 2015-02-28 22:08

길냥이는 암컷을 수술 부탁드립니다


안젤라 2015-02-28 21:30

귀를 자르는 방법은 안 좋은 방법입니다 위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때 위쪽으로 귀를 뾰족하게 세웁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까 어떻게 중성화 시키며 그 후기는 어떻게 하는지 확인이 중요합니다 절차는 ? 의뢰는?


유순미 2013-08-09 20:51

저희집에 밥먹으로 오는 아이들중 두녀석도 임신중인것 같은데 ㅠㅠ 전 고양이를 엄청 무서워 해 가까이 가진 못하고 밥만 주고 있는 상황이고 .. 동물 병원도 딱 한곳 분이라 혹여 하고 여쭤보니 중성화 수술시 수술비 할인도 안되고 제 맘 같으면 저희집에 밥 먹으러 오는 녀석들 중성화 해주고 싶지만 무서워 냥이들 주변엔 가지도 못하니 포획은 어렵고 중성화비도 만만치 않아 고민중입니다.. 이대로 계속 밥을 줘도 되는지?? 개체수만 늘리는건 아닌지.. 여긴 해안도로가라 로드킬 당하는 아이들도 여럿 있어요 ㅠㅠㅠ 길냥이들 밥을 안줄수도 없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