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붙어 사람의 손길에도 달아나지 못했던 아기고양이 "알갱이" 이야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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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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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이들이 지나는 길가의 한 골목에서 눈이 붙어 사람의 손길에도 달아나지 못했던 아기고양이  "알갱이"
알갱이는 아주작은 몸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햇빛한줌 들지 않는 계단 밑, 울 힘조차 없는지 알갱이는 사람의 인기척에도 그저 고개를 떨구며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이 아기고양이 눈에는 눈꼽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그래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모성이 강해 이 삭막한 콘크리트 도심에서 여러마리의 새끼를 낳고 길러내는 어미 고양이들이지만 더러 아픈 새끼보다 다른 새끼들을 더 잘 키우기 위해 포기하기도 합니다. 알갱이도 이런 사례가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어쩌면 엄마가 자리를 비운 잠시동안 눈이 안보여 불안해진 알갱이가 어미 찾아 은신처를 이탈했다가 어미와 길이 엇갈렸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웠거나 이동중이라 잠시 떨어진 것이라면 구조를 해선 안되기에 이 작은 아이가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버둥거리는 모습에도 선뜻 구조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만 하루동안 주변에 어미고양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기다려봤지만 어미고양이는 이 어린 새끼 한마리를 두고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알갱이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웅크리고 있었습니다(어미고양이가 저렇게 불안한 위치에 새끼를 노출해 두고 오랫동안 자리를 뜨는 경우는 드뭅니다.).
 

 

 
 
관찰 끝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작고 병든 아기고양이가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사람의 손을 거부할 힘도 없었던 이 아기고양이를 결국 활동가가 안아 들었습니다. 그렇게 병원으로 이동하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만에 하나 어미에게서 새끼를 납치해버린 것은 아닌지…
 
 
아기고양이 녀석의 작은 몸을 따 "알갱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알갱이의 병은 ‘신생아결막염’이였습니다.
카라동물병원 원장님의 손길로 처음으로 알갱이의 작고 까만 단추 같은 눈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상태가 초기여서 약만 넣어줘도 금방 괜찮을 거라고 하셨지만 그대로 뒀다면 심각한 안구손상에 적출까지 해야 할 수도 있는 질병이었습니다.
 
 
 
알갱이는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인공수유와 배변유도가 필요한 새끼고양이라, 고양이용 초유 급여와 배변유도가 필요합니다.

 

 

 
알갱이처럼 거리에서 태어나는 아기고양이들은 성묘가 되기 전에 절반이상이 아프거나 길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성묘가 된다 하더라도 매일 매일이 죽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알갱이처럼 운지 좋은 길고양이 새끼는 몇이나 될까요?
구조만이 이들의 고통을 줄이는 것일까요?
이렇게 아픈 아기고양이를 발견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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