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돼지 릴리가 카라에 구조된 때는 2019년입니다. 개농장 한켠에서 새끼를 낳으며 돈벌이 수단으로 살아야 했던 릴리는 자스민과 함께 구조돼, 발굽과 건강 관리를 위해 사람과 친숙해지는 시간을 지내왔습니다.
릴리의 추정 나이는 9살이고 점차 시력이 나빠져 눈앞의 음식을 잘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렇지만 익숙한 길을 잘 파악해 부딪힘 없이 여전히 활발히 움직입니다. 또한, 팜 생츄어리의 최고령자인 올해로 14살 된 염소 봄이도 건강히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태양이와 단짝이 되어 함께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회적 관계 맺음을 보여줍니다.
나이드는 릴리와 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은 낯섭니다.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농장동물은 성체가 되기도 전에 어린 나이에 도살되기 때문입니다. 릴리와 봄이가 자연스레 노쇠하는 반면 올해 4살이 된 염소 별이, 구름이, 찰랑이도 놀이터를 오르내리며 단단하게 성장했습니다.
새해에도 팜 생츄어리 동물들이 저마다의 고유한 삶을 누리며 건강한 한 해를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동물들의 삶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올해에도 많은 분들께서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