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애니멀호더 사건] 새 삶을 준비하는 구조견 ‘도치’의 미래의 가족분들께 드리는 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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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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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992

오늘 보니 도치의 하얗고 작은 앞니 하나가 이갈이를 하느라 빠졌습니다. 도치는 최초 600g 밖에 되지 않는 몸으로 귀에 옴이 감염된 상태로 지난 6월 말 구조되었습니다. 너무 작아서 독한 옴 치료를 할 수 없었고 게다가 함께 구조된 동료가 뼈와 가죽만 남은 몸으로 죽은 상황으로 전염병 잠복기도 의심되었습니다. 그래서 즉각적이며 적극적 치료는 어림없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얼마간 격리실에서 관찰해야 했습니다.

 

도치의 최초 구조 사연

https://www.ekara.org/activity/mate/read/10149

 

아직 어미 옆에서 보살핌 받아야 될 나이에 일찌감치 떨어져 팔려나온 도치. 치료를 위해서지만 병원 입원장에 혼자 격리된 녀석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털도 빠지고 어딘가 자신감이 없으며 눈치를 보던 시절의 아기 도치, 출퇴근 시작~

 

겨우겨우 체중 1Kg을 넘기고 전염병 잠복기가 지난 시점, 가엾게도 도치는 털이 빠지고 입원장에서 나오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불안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동물의 치료라는 것이 예측 불가능한 문제가 언제나 발생할 수 있어 보호자의 동의가 필수인데 도치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치료를 결정하며 그 결과를 책임져 줄 원주인이 존재하지 않는 가여운 처지였습니다. 카라가 도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보호자 역할을 하려해도 혹시나 예기치 않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해서 매사 조심스럽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도치는 전문적으로 소위 티컵 강아지를 취급하는 곳에서 매매된 아이인지 참 작고 성장이 더디기만 해서 그 연약하고 작은 몸을 치료하기가 더욱더 쉽지 않았습니다.

 

도치 입양 공고가 올라가기까지

https://www.ekara.org/activity/mate/read/10469

 

병원보다는 가정에서 살뜰히 보살피며 먹여 기초 건강을 확보한 후 치료에 들어가는 게 최선이라는 게 카라 병원과 활동가들의 일치된 의견이었습니다. 도치는 그래서 활동가가 출퇴근하며 데리고 다니며 보살피게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원주인 아저씨로부터 개를 돌려주지 않으면 절도로 고발하겠으며 죽은 개를 살려내지 않으면 카라를 날려버리겠다는 문자와 전화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소변은 가렸으나 책상 다리를 갉아놓은 도치. 집기를 갉거나 물건을 물어뜯는 행동은 도치로서는 정상행동이지만 함께 생활하는데 불편이나 위험하지 않도록 매 순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 주시면 좋아요~

 

이렇게 해서 도치는 720일경 활동가 집으로 임시보호를 가게 되었습니다. 정성껏 먹이고 사랑을 주고 불안한 행동이 교정될 수 있도록 다양한 자극과 안정된 환경을 제공해 주자 종잇장처럼 얄팍하던 몸에도 귀여운 살집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명랑하고 즐겁게 뛰어 노는 어린 녀석의 눈이 호기심과 기쁨으로 나날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밤새도록 가려워 잠도 못자도록 괴롭혔던 옴도 몇 차례 약욕과 약물 치료로 완치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96일 이제 마지막 예방접종을 마쳤습니다.

 

도치와 함께 매일매일 행복을 더할 가족을 찾기 위해 현재 입양공고가 올려져있습니다. 정말 어렵게 새 삶의 기회를 얻은 사랑스럽고 귀한 생명입니다. 사랑 많고 품이 넉넉한 가족에게 안겨 평생 보호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귀엽고 예쁜데 주목하시기보다 녀석이 그간 겪어온 고생을 보상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의 입양신청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그동안 고생하며 도치를 지킨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치는 다양한 장남감을 좋아하며 지칠 때까지 놀고 싶어해요~ 어깨끈을 매는 것도 그대로 자는 것도 도치는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도치는 항상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기색을 살피는 영리한 녀석입니다. 뭐든 빨리 배우고 에너지와 호기심이 넘칩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소소한 말썽도 부립니다. 다양한 욕구와 발전 가능성을 이해하고 이 세상을 충분히 탐색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다면 그 과정 속에서 사람들도 더욱 행복해 지실 거예요. 아주 작은 아이라 안전사고도 매우 주의해야 하니 침착하고 안정적인 보호자가 입양신청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나이 들어 지금처럼은 재롱을 부리지 못하게 되더라도 노견과의 매 순간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생각하시는 분이 앞으로 15년 후의 도치와의 삶도 설계하시며 입양신청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도치는?

 

- 배변 패드 훈련중입니다. 소변의 90% 대변은 80~90% 패드에 잘 가립니다. 바닥에 패브릭이 깔려있지 않으면 배변을 가리는 확률을 더 높아집니다.

- 영리하고 행동욕구가 다양해서 사람과의 놀이나 다양한 장난감이 필요합니다.

- 식탁에서 조르며 먹을 것을 달라고 하지만 무시하면 곧 진정합니다.

- 사료 자율급식 가능합니다(간식은 반드시 제어해 주서야 합니다).

- 집에 두고 나갈 경우에는 무심히 쓱 나가주세요. 대 여섯 번 짖고 조용해집니다.

- 차를 잘 타고 다닙니다. 특정 켄넬을 타고 다녀 버릇해서 그 안에서 좀 조바심치다가 곧 잠이 들곤 합니다. 차가 후진하면 자다가 귀신같이 깨서 자기를 데리고 내리라고 신호를 합니다. 입양자에게 도치가 사용하던 vuum 켄넬을 드립니다.

- “앉아음성 신호를 알아들으며 장난감을 던져주면 물고 오는 놀이를 좋아합니다.

- 놀다가 흥이 고조되면 조금 세게 무는 경우도 있는데 아야! 하면 곧장 기색을 살피며 물러섭니다.

- 다른 강아지 고양이 많은 사람들과 긍정적인 다양한 경험을 가졌습니다.

- (예방접종 때문에)산책 훈련 전입니다. 어깨끈 착용에 거부감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천천히 안전하게 산책 훈련을 해 주셔야 합니다.


 

매 순간 사람과의 소통을 원하며 눈을 맞추는 이 아이라면 종을 넘어선 깊은 유대와 순수한 행복이 매 순간 이어질 것입니다. 옴을 앓으면서 겨드랑이 목 허벅지 등 피부에 약간의 검은 반점 흉이 생겼는데 털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고생한 흔적까지 사랑해 주실 분의 입양신청을 기다립니다.

 

도치 입양신청하기

https://www.ekara.org/parttake/adopt/read/10474

 

- 도치를 임시보호중인 활동가 일동 드림-  

 

 


댓글 1

신효경 2018-09-08 11:06

아이가 좋은 보호자 만났으면 좋겠네요. 아이하나하나 다 소중하지만 도치는 남은 삶이 안정적이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