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후기] 까미 사망 2주기, '퇴역 경주마'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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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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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후기]


"까미" 사망 2주기, '퇴역 경주마'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오늘(11/7)은 KBS 사극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장에서 학대당해 목숨을 잃은 퇴역 경주마 "까미"의 2주기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페타(PeTA),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동물자유연대 등 11개 단체들은 퇴역 경주마의 보호를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와 정부 및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복지방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앞에 모였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사행산업에 이용된 퇴역 동물에 대한 관리 및 복지 사항을 동물복지종합계획에 포함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퇴역 동물의 소유자가 해당 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동법 개정안이 각각 발의되어 있습니다만, 생산업자와 같은 관계자들이 "재산권" 침해를 들며 강한 반대의견으로 계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퇴역마들 대부분은 쓸모가 없어지면 바로 도축장으로 보내지거나 헐값에 팔아넘겨 방치되는 현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재산이 아닌 생명에 대한 고찰이 더욱 요구됩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PeTA 한나 샤인(Hannah Schein) 활동가는 4년 전 대중을 분노케 한 퇴역 경주마 학대 사건을 언급하며 K-Cruelty가 여전함에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말 보호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이상 한국의 낙인은 지속될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윤성모 활동가는 지난달에 열린 까미 학대사건 공판에서 까미를 학대하지 않았다며 당당하게 주장한 KBS를 규탄하며 퇴역 경주마를 위한 보호방안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는 매년 1,400여 마리가 경주에서 은퇴하지만 이들의 이력관리가 전무하여 어디에서 어떻게 방치되어 살아가는지 알 수 없는 현 제도를 비판하며 관련 법제 수립과 보호방안은 말 관리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계류되어 있는 두 건의 동물보호법의 통과와 정부의 적극적인 말 보호, 복지 정책의 수립을 위해 카라는 단체들과 함께 힘을 모아 행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긴 여정에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기자회견문 전문


마리아주 사망 2주기,

'퇴역 경주마'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2021117, ‘마리아주’(예명 : 까미)가 죽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2년 전의 일이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묻는다. 은퇴한 경주마가 드라마 촬영장 흙바닥에 곤두박질치며 죽임을 당한 뒤 우리 사회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결론부터 답하자면 사회는 변하지 않았다. 처참한 죽음을 함께 목격한 공동의 시선이 마리아주를 넘어 다른 말들의 고통에까지 옮겨갔지만, 여전히 변한 것은 없다. 마리아주가 죽은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은퇴한 경주마는 승마장이나 꽃마차 등을 전전하거나, 은퇴 후 삶은 제대로 기록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 매출액 수 조원에 달하는 경마 산업 속에 정작 경주마를 위한 자리는 없다. 말산업정보포털 자료에 의하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간 더 러브렛 기준으로 매년 1,400여 마리의 경주마가 은퇴했으며, 그 중 2022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절반가량의 퇴역 경주마가 폐사 처리됐다. 은퇴 후 정확한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기타분류 역시 지난해 기준, 10%가 넘는다. 은퇴한 경주마가 어디서 어떻게 살다 죽는지 제대로 집계 조차 못 하는 부조리한 현실에도 한국마사회는 여전히 말 등록 의무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마리아주 사망으로 촉발된 퇴역 경주마 복지 체계 구축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높아지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20225, 박홍근 의원이 경주마, 싸움소 등 사행산업에 이용된 후 퇴역한 동물의 관리 및 복지에 관한 사항을 동물복지종합계획에 포함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20235, 위성곤 의원은 퇴역하는 동물에 대해 소유자가 보호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그 뿐이다. 생산업자 등 산업 관계자들은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법안은 국회에 잠들어 있다. 그러는 동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퇴역 경주마는 산업의 도구로 이용당하다 버려지고 있다.

 

은퇴한 동물의 보호를 위해 소유자에게 최소한의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하는, 지극히 상식적 수준의 법 조항마저 반발에 가로막히는 것이 지금 퇴역 경주마가 처한 현실이다. 생명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은퇴 후 경주마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이래서야 2년이 아닌, 20년이 지나도 제2의 마리아주는 끝없이 등장할 것이다.

 

20225, 한국마사회는 경마 100년 기념식을 개최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국 경마 산업을 자축했다. 그러나 무려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경주마 복지에 대한 법 조항을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에 우리는 마리아주 사망 2주기를 기억하며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를 다시 한번 상기한다.

 

- 국회는 임기가 끝나기 전 퇴역 경주마 보호를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라!

 

-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는 경주마 복지와 학대 방지 방안을 즉각 마련하라!

 

 

2023117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권단체 하이, 동물권연구소변호사단체 피앤알(PNR),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채식평화연대, 페타(PeTA, 동물을 윤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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