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서
비윤리적인 복제관련 연구와 사업을 원천 취소하고
서울대 이병천 교수를 즉시 파면하라
지난 4월 15일부터 KBS에서 연속 보도되고 있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은퇴 탐지견을 이용한 동물복제 실험의 실상은 이와 연관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진흥청의 복제 연구사업이 시행 시작단계부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국민의 혈세만 낭비한 채 그 성과 역시 조작과 실패로 끝났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이병천 사태는 현재 국내 동물실험 현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총망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였다.
사람을 위해 일했던 국가 사역견을 동물실험용으로 쓴 사례는 지금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명예스러운 뉴스거리이자 조롱거리이다. 국내 동물보호법에 사역견은 동물실험에 이용될 수 없다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불법적으로 사역견으로 동물실험을 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했던 동물을 고통스러운 실험용으로 이용하고 그 방법마저도 잔인하게 실험한 내용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현재 동물실험의 심각한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 교수는 이미 2011년 9월 국정감사에서 관세청으로부터 은퇴 마약탐지견을 공혈견 및 동물실험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은 관세청으로부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양도받은 탐지견의 수는 15마리였으며, 6마리는 수의과대학 입양 용도로 9마리는 동물병원에서 공혈견 용도로 양도 받았다고 밝혔다. 입양자 역시 서울대 수의과대학 내과 소속 수의테크니션, 3마리는 이병천, 황우석 교수의 복제연구와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3명의 교수들, 1마리 입양자는 서울대 수의독성학 교수였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 제대로 된 규명 없이 유야무야 넘어간 전력이 있다.
비윤리적인 동물실험을 심의하고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인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역할 부재도 문제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서울대학교의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해 1400건의 동물실험계획서를 직원 단 1명이 검토한 것으로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국가 사역견을 동원한 동물실험이 승인되었거나 아예 심의조차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을 우리는 가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이번 사태는 실험동물법의 커다란 헛점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이다. 현재 대학교 같은 교육기관의 동물실험은 식약처가 주관하는 ‘실험동물법’에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건국대학교 수의대가 불법번식장으로부터 개들을 공급받아 동물실험을 했어도 처벌할 규정이 없어 이를 계기로 실험동물법 개정을 동물권은 꾸준히 요구 해왔으나 아직 입법기관인 국회는 3년째 이를 계류시키며 방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태도 대학연구기관이 실험동물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맹점을 악용해 저지른 사례로서 지금까지 실험동물법 개정에 소극적인 국회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하겠다.
식용국가만 가질 수 있는 특수 상황을 이용한 부도덕적 비윤리적 복제 사업과 연구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개 한마리를 복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숫자의 난자기증용과 대리모용의 개들이 필요하고, 식용견 개농장이 넘쳐나는 국내 현실에서 해외 다른 국가와는 달리 이러한 식용견들을 무한대로 실험용으로 수월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동물실험의 현주소이다 .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가 나서서 주도하는 특수 목적견 복제사업은 어떠한 과학적・ 객관적 근거가 없이 이루어졌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일개 교수 한사람의 주장만으로 국가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결국 그 수혜자가 국민이 아닌 이병천 교수와 일부 공무원 그리고 의혹을 사고 있는 복제견 공급 사업자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우리 동물권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부와 국회 그리고 서울대학교에 요구한다.
하나, 서울대학교는 총장 명의의 사과와 함께 이병천 교수를 즉각 파면하고 동물복제 연구와 사업을 영구히 폐지하라.
하나, 국회는 하루 빨리 실질적이고 강력한 실험동물법과 동물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라.
하나, 정부는 국가주도의 동물복제 사업을 백지화하고, 국내의 전반적인 동물실험 체제를 점검하고 이를 보완하라. 특히 이번 사태에 연루된 중앙부처의 공무원과 서울대간의 유착관계를 철저히 조사하여 엄벌하라.
하나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과 대학에 계류 중인 은퇴 탐지견 페브와 천왕이를 동물권 단체에 즉각 이관하라.
세계적으로 모든 OECD 국가의 동물실험이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대한민국만 유일하게 가파른 증가세를 거듭하며 이제는 매년 300만 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동물실험으로 희생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세계 5위의 최대 동물실험국가로서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우리는 세계 5위라는 순위가 결코 자랑스럽지 않다. 정부와 국회는 적극적으로 동물권의 요구를 수용하여 실질적이고 효력 있는 방안과 대책을 조속히 국민들 앞에 내놓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19년 4월 24일
실험동물의 날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비글구조네트워크 (가나다순)
** 관련기사 (중복 언론사 제외)
<한겨레> 동물단체들 "서울대 이병천 교수 즉각 파면하라"
<연합뉴스> 동물보호단체 "'메이'가 한국동물 현실...개 복제사업 중단해야"
<중앙일보> 코피 쏟은 복제견 메이의 죽음...체세포, 정액 과다 채취 탓?
<KBS NEWS> [현장영상] '세계 실험동물의 날'에 복제견 연구 폐지 촉구
<뉴스1> 세계 실험동물의 날, '동물학대 실험 중단' 촉구
<뉴스핌> 동물권단체, 사역견 이용 동물복제 실험 규탄..."이병천 교수 즉시 파면해야"
<천지일보> 동물권단체, 서울대 이병천 교수 파면 촉구
<머니투데이> 동물단체 "서울대 동물 복제 연구 폐지" 촉구
<데일리벳> '은퇴 검역견 실험논란' 서울대에서 열린 '비윤리적 동물실험 규탄' 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