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성명] ‘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안’ 보류 결정을 환영한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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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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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안’ 보류 결정을 환영한다!


지난 9월 6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전에 열린 상임위에서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보류 처리했다. 김영옥 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오금란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의원들의 동의로 일명 ‘러브버그 방제 조례’인 본 조례안은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고 보류되었다. 지금이라도 비과학적이고 반상태적인 조례안을 보류한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결정이다. 57개 단체로 이뤄진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조례안 보류 결정을 환영한다.


윤영희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발의했던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의 정신적 피해와 불편을 야기한다면 방제할 수 있게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례안은 공존해야 할 지구생태계의 일원을 제거의 대상으로 낙인찍어 타종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강화한다.


이번 조례안 보류 결정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이루어낸 결과다. 서울시의회 누리집에 입법 예고된 많은 조례안은 대부분 크게 조명받지 못하는 데 반해 본 조례안은 의견제출 마감 시한 직전까지 끊임없이 시민들의 반대의견이 제출되어 380건에 이르렀다. 


“생태 균형을 무너뜨려 또 다른 종류의, 제2의 러브버그 사태를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살생을 하게되는 방제는 친환경이라는 말로 덮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세금을 낭비하며 생태계를 파괴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정한 친환경적인 방제는 생물다양성 증진입니다.”



서울시의회 누리집의 입법 예고안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시민들이 밝힌 뜻은 분명하다. 근시안적 눈가림식 방제 지원에서 벗어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라는 것이 시민의 요구다. 이번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 입법 예고 소동으로 우리는 오히려 대발생 곤충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공존에 대한 의식이 매우 높음을 실감했다. 


생태계 먹이그물의 중간층에 속하는 곤충은 최근 러브버그 대발생과 꿀벌 집단 실종 사건 등을 통해 볼 수 있듯이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살충제 남용 등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예기치 못한 곤충 대발생의 원인으로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와 서식지파괴가 꼽히는 만큼, 현상 제거가 아닌 원인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시의회와 정책입안자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곤충을 포함한 생태계 보전을 고민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생태 보전을 고려하는 정책활동을 펼치길 바란다.


또한 곤충 대발생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시민 일반의 건강과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생태적 방법을 모색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 방법은 곤충을 죽여 없애는 것이 아닌, 곤충 생태를 이해해 사람과의 갈등을 줄이는 회피방안을 강구하고, 곤충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을 줄이도록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를 시행하고, 짧은 대발생 기간을 배려하고 감내하는 공존의 방안을 모색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 조례안 입법 반대 활동은 주 활동 분야를 넘나드는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했다. 숲과 강을 개발이라는 파괴로부터 지키는 이들, ‘반려동물’과 ‘전시동물’로 소비되는 동물을 해방하자는 이들, ‘축산동물’이라 불리며 끊임없이 살처분 당하는 동물에 연대하는 이들, 지역에서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에 대응하는 이들, 새와 나무와 곤충을 아끼는 이들이 한 마음으로 모였다. 곤충을 방제하는 문제가 결코 곤충만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지구생태계 전반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임을 이 연대하는 단체의 면면만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여러 연구로 밝혀졌듯이 곤충 대발생이 잦아지는 원인은 기후위기와 서식지 개발에 따른 급격한 환경 변화, 무너진 생태계 균형에 있다. 지금과 같이 자연을 그저 개발과 착취의 대상으로 삼는 한, 예기치 못한 곤충 대발생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인간과 곤충은 다종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지구공동체의 일원이다. 곤충을 혐오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주체로, 지구생태계의 일원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회와 지자체를 감시하고 모니터링할 것이며, 여러 생명과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여 위기에 처한 생명의 편에서 지구생태계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2024. 09. 09.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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