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후기] 태국 코끼리 자연공원의 설립자 Lek 초청 강연회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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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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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729


 
[후기] 태국 코끼리 자연공원의 설립자 Lek 초청 강연회
 
 
지난 11월 10일 태국 코끼리 자연공원의 설립자 렉(Lek)씨를 모시고 코끼리에 대한 강연을 듣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태국 코끼리자연공원과 설립자 렉씨의 활동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애니멀플래닛 등의 다큐멘터리 채널을 통해서도 소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강연회장 입구 모습입니다. 강연 안내 리플릿, 포스터를 나눠드리면서 갓 인쇄되어 나온 카라 2013년 달력을 처음 선보여 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Lek 씨의 강연 주제는 태국의 관광산업에 동원되고 있는 코끼리들의 동물복지 문제였습니다.
국내에는 오락, 상업용으로 이용되는 코끼리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동물보다 영리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미 해외에서는 많은 동물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강연시작에 앞서 렉씨가 준비해오신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실제로 코끼리들이 훈련을 받고 사람 손에 길들여지는 과정은 그야말로 끔찍했습니다. 처참한 과정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분도 많이 계셨습니다. 사진에 찍힌 모습은 코끼리자연공원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코끼리들의 모습입니다.
 
 
렉씨의 활동은 이미 해외의 코끼리 전문가, 동물보호단체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동물원에 이르기까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태국의 치앙마이의 코끼리자연공원은 저마다 기구한 사연을 안고 구조된 코끼리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코끼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실제로 보면 그 아름다운 풍경에 누구라도 감동받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100년 전만해도 약 100만 마리에 달했던 아시아 코끼리 수는 인간의 끊임없는 코끼리 학대와 밀렵 등으로 현재 3천여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나마 현재 야생에 살고 있는 소수의 코끼리도  언제 살아질지 모릅니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아시아인들에게 인기있는 상아 제품 생산을 목적으로 하루 1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2011년 불법으로 유통된 상아의 양은 지난 23년간 최고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http://worldelephantday.org/about/elephants).  
 
현재 코끼리 자연공원에는 벌목, 길거리 구걸, 서커스 등 인간에게 이용되어 학대를 받다가 구조된 38마리의 코끼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곳의 코끼리들은 절대로 쇠사슬에 매여 있지 않습니다. 넓은 평지에서 놀고 싶으면 놀고, 수영하고 싶으면 수영하고, 공원내 사람들과 장난치고 싶으면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하며 처음에는 사람이라는 존재를 무섭게만 인식했던 코끼리들도 이곳에서 지내며 오히려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아주기도 합니다.
 
 
코끼리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아서 인지 강연 후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코끼리에 대하여...그리고 코끼리를 이용한 관광산업에 대하여...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의 질문이 쏟아져서 질문과 답변 시간만 30분 이상 이어졌습니다. 잔인한 코끼리 훈련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으신 분들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질문에 한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태국의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코끼리에게 돈을 주거나, 코끼리 쇼 방문 등으로 동물을 이용한 관광산업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렉씨는 이런 이야기를 주위에 많이 알려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10분 휴식시간에도 이어지는 질문과 사인요청 등으로 바빴던 렉씨의 모습입니다.
  
 
렉씨의 가슴아픈 코끼리 강연 후, 국내 동물원에있는 야생동물들의 슬픈 모습을 담은 영화 '작별'을 만드신 황윤감독님께서 동물원의 동물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직접 영화 작업을 하시며 만났던 동물들의 케이지 안에서의 삶, 그 슬픈 눈을 통해 받으신 느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야생에서 자유롭게 뛰어놀고 그들만의 자연행동을 표출하고 있어야할 북극곰, 호랑이, 곰, 코끼리 등의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는 가슴아픈 사진들도 보여주셨습니다. 
 
좁은 공간에 갇여 있는 동물들은 지루함과 정신적인 영향으로 정형행동 (예: 같은 장소에서만 쉴새없이 반복하여 왔다갔다 함, 머리를 좌우로 계속해서 흔듬)을 보이는데 이를 보고 동물이 즐거워서 머리를 흔든다고 잘 못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쇼에 이용되는 동물들에게서도 자주 보이는 행동입니다. 공연 훈련장 한 구석에 계속 서있어야 하는 코끼리들은 쉴새없이 머리를 흔들고 쇼 시간을 제외하고는 좁은 케이지에 갇혀 있어야 하는 원숭이들은 답답함에 철장문을 흔듭니다.
 
 
황윤감독님께서는 세계 여러나라의 우수한 동물원을 돌아본 사례도 들려 주셨습니다. 최근 동물원들은은 동물보호에 대한 중요성에 많이 알려지면서 '보존과 교육'쪽으로 노력을 하는 추세입니다. 감독님께서 방문하셨던 동물원들도 동물 사육장 앞에 야생서식지에 대한 설명, 멸종에 취한 종인지, 동물의 자연적인 특성 등을 적어놓고 환경도 자연에 맞게 바꾸어 주려는 노력을 하고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인위적인 공간을 실제 자연처럼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깊은 산속에 있어야 할 호랑이 사육장에는 벽면을 산으로 그려놓기도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사람이 보기에 정글처럼 보이기 위한 것 일뿐, 실제 갇혀있는 동물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카라 임순례 대표님께서 이날 있었던 강연에 대한 정리 말씀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락으로 이용되는 동물의 실상에 대해서는 국내에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특히 코끼리보호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요, 이번 렉씨를 모시면서 카라에서도 많이 배우고, 앞으로도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계획을 잘 세워서 캠페인이 꾸준히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한편 코끼리 보호 홍보대사로도 활약하고 계신 태국의 유명 배우 보(Bo)씨도 이번에 렉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두 분은 토요일 강연 이후 카라와 함께 일요일엔 에버랜드 동물원의 코끼리 사육장을, 월요일엔 제주도 점보빌리지를 방문하며 한국 동물원의 코끼리 사육 현황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에버랜드의 코식이가 실제로 말을 하는 것을 본 렉씨는 어릴 때 부터 다른 코끼리들과 어울려 대화를 할 기회가 없다보니 가장 친한 사육사와의 밀접한 관계속에서 사람이 하는 말을 배우려 스스로 터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코식이가 '좋아'라는 단어 말하는 법을 가장 먼저 터득한 것은 코식이도 '좋아'가 긍정적인 의미를 뜻하는 것임을 안 것이며 이는 코끼리가 얼마나 영특한 동물인지 보여준다고 덧붙이셨습니다.
 

 
국내에서도 코끼리쇼가 진행이 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지만 실제로 제주도 점보빌리지에는 열마리 코끼리가 있습니다. 그 중 여섯 마리 코끼리가 쇼에 이용되고 있으며 나이가 비교적 많은 두 마리는 트렉킹에 이용이 되고 있었습니다. 렉씨는 지속적인 소음과 훈련 환경에 노출이 되어있는 코끼리들을 보는 것도 참혹하지만 그것을 보고 즐기는 어린 관객들이 굉장히 많아 너무 슬프다고 하셨습니다.
동물쇼를 보고 즐기는 아이들은 동물들은 '나를 즐겁게해주는 대상'이라는 잘못된 메세지가 전달 되기 때문입니다.
 
코끼리는 사람처럼 슬픔, 사랑, 연민, 즐거움, 좌절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동물입니다. 큰 덩치만 보고 채찍으로 한 번 때린다고 그 두꺼운 피부때문에 아픔을 느낄수나 있을까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주 조그만한 곤충이 물어도 알아차릴 정도로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신이 잃을 정도로 학대를 받아 공포에 찬 코끼리를 훈련시키면 사람말을 들기 시작합니다. 이런 동물이 지금 이시간에도 고된 훈련을 어디선가 받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 한국방문을 기회로 렉씨는 앞으로 카라와 함께 동물보호를 위한 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와 도움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있을 카라의 오락동물 반대 캠페인에도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토요일 강연 현장에서 배포된 코끼리 리플렛 이미지입니다.
 



 

댓글 2

봄봄 2013-11-26 15:55

이 기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현장의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어쩐지 숙연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자주 이런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네요


이경진 2013-04-09 18:17

코끼리 훈련 영상을 보면서 울지 않았던 사람은 Lek 뿐이었어요...ㅠ.ㅠ 아무도 면역돼 있지 않는 또다른 동물학대의 현장... 정말 충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