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천장 벽 안에 갇혀있던 아기고양이 ‘금옥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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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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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는 세상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온통 신기하고 재밌는 놀이터고,

다른 형제들과 함께 개구지게 어미 고양이의 꼬리를 잡는다거나 버려진 페트병 뚜껑으로 축구를 한다거나

하는 즐거운 일들로 하루하루를 꽤 즐겁게 보냈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 위험하고, 어떤 장소에서는

조심해야 하는지 채 배우지 못한 상태로요.

 

아기 고양이는 건물 틈새 사이로 빠진 것에 대한 위험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것입니다.

너무 놀라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더 기어 들어가다가 옴짝달싹도 못 할 때까지 들어가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았을 것입니다. 그 때부터 아기 고양이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답답하다고,

배가 고프다고, 살려달라고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미와 아기 고양이의 남매들은 그 울음소리를 들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초조하게 주변을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이변을 알아챈 것은 주차장 옆을 지나던 한 주민이었습니다.

제보자는 카라에 고양이가 건물 어딘가에 갇힌 것 같다는 제보를 하며, 고양이가 제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건물 빌라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형제들끼리 놀다가 내는 소리려니 하고 울음 소리에

크게 신경을 안썼다고 하니 이런 상황이 새끼 고양이를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울음소리는 일주일을 훌쩍 넘어 열흘을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아기 고양이는 탈진하여 생명이 위태로워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여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주차장 가장 구석진 곳 천장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듯, 여기 살아있다고 알려주는 듯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서는 벽으로 통하는 환풍구나 다른 구멍이 없었습니다.

고양이는 어떻게 천장에 갇히게 된 걸까요?

 

활동가들은 아기고양이가 어떻게 그곳에 빠졌는지 살피기 위해 건물에 사시는 주민의 도움을

받아 현장 주변을 구석구석 살폈습니다. 건물 뒤편으로 가니, 어미고양이와 아기 고양이 2마리가 인기척을

느끼곤 후다닥 구석으로 숨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마 이들 가족의 새끼 고양이 하나가 담 밑의 배수 파이프가 지나는 공간으로 빠진 것 같았습니다.


 


빌라 주민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각 세대의 화장실에서 특히 아기고양이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렸다고 하였습니다.

아기고양이는 화장실 배수가 흐르는 쪽의 배관과 관련된 곳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 졌고,

파이프가 지나가는 주차장 쪽 천장을 뜯어내고 안쪽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 전문 수도설비 기사님을 불렀습니다.

곧바로 천장 쪽 배관이 지나는 곳을 시작으로 천장을 뜯어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파이프가 지나는 천장 쪽 합판을 뜯어내니 아기고양이의 다리와 몸의 일부가 보였습니다.

 


아기고양이의 다리는 벽과 파이프 사이의 작은 틈사이로 빠져 껴있는 상태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빠져나올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조심스럽게 아기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다리를 빼준 뒤에

마침내 구조된 아기고양이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기고양이가 무사히 세상 바깥으로 나온 순간, 모두가 안도했습니다.

 


며칠이나 굶었는지 겉보기에도 마른 체구에 눈 전체에 눈곱이 고름처럼 흘러나오고 있었고

눈곱이 굳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구조에 도움주신 주민분이 급하게 며칠을 굶었을 아기고양이에게 물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바닥에 내려놓은 아기고양이는 역시나 뒷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했고, 탈수 증세가 심각해

보였습니다. 조금만 늦었다면 저체온이나 탈진으로 인해 아기고양이가 위험의 빠질 수도 있었습니다.

구조한 아기 고양이는 신속히 카라 동물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우리는 주민분의 걱정 어린 제보와 천장 합판을 뜯는, 비교적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아기고양이의

꺼져가던 생명의 끈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작은 관심과 행동으로도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현장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아기고양이의 응급조치가 이루어졌고 아기고양이는 금세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카라는 고양이가 조금 더 안정을 취하게 한 뒤 적절한 치료를 통해 다시는 위험에 빠지지 않는 안전한

보금자리를 내어줄 가족을 찾을 예정입니다.

 


아기고양에게는 금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금옥이의 소식은 추후 다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댓글 1

엄서윤 2018-12-13 17:42

많이 지난 일이지만 너무 다행이에요. ^^금옥이는 지금 잘 살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