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카라는 한 시민분의 다급한 구조 요청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강대교 다리 위에 탈진한 길고양이가 있으며 곧 죽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진을 보니 높은 다리 위여서 안전사고는 물론 로드킬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장소에 어린 고양이 1마리가 털이 온통 젖은 온몸을 웅크린째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즉시 구조팀을 꾸려 현장으로 나갔고, 제보자님의 안내로 사진 속에 있던 고양이 '사랑이'를 만났습니다. 미동도 없을 것 같았던 '사랑이'는 활동가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몸을 움직이고 사람을 피해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강쪽으로 튀어도 안되고 도로로 도망쳐도 안되는 상황. 활동가들은 고양이를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망을 이용해 조심조심 '사랑이'를 덮었습니다.
그렇게 '사랑이'는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병원 검진 결과, 꼬리털이 빠진 것 외에 다행히 신체에 큰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작은 몸으로 이제 세상을 알아가야 했던 어린 고양이 '사랑이'는 어쩌다 차가 쌩쌩 달리는 높은 다리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던 걸까요?
오늘도 카라는 또다른 곳에서 로드킬 되어 이미 사체가 된 고양이들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험난한 길생활을 하고 있는 수많은 길고양이들의 안녕과, 어려운 처지의 동물에 대한 인간의 너른 품을 바라며 오늘 구조한 어린 고양이 '사랑이' 소식은 추후 또 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