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이 심했던 '깜돌이'와 '까망이', 다리를 다친 새끼고양이 '달이', 범백 바이러스를 이겨낸 '삼순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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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0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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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의 구조사연을 공유합니다.



집과 사무실 주변에서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구조자분은 지난 여름, 그동안 못보던 수컷 고양이가 나타나 눈여겨 보았습니다. 돌보는 지역에 TNR도 꾸준히 해주셔서 개체수가 적정히 유지되고 있었기에 새로운 개체의 등장에 신경이 쓰이던 구조자분은 낯선 고양이가 입주변에 침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번 캔을 준 후로 사무실 주변 밥자리에 자주 나타나는 고양이는 아마도 구내염에 걸려 영역에서 밀려난 듯 했고, 다행히 구조자분의 사무실 주변 밥자리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공격성은 있었지만 다행히 포획에 큰 거부감은 없어 걱정했던 것과 달리 어렵지 않게 포획되었습니다. 구조자분은 고양이에게 '깜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혈액검사에서부터 전염병 검사까지 받은 후 안전하게 발치수술을 받았습니다. 깜돌이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 새로 터를 잡은 밥자리에 제자리 방사되어 구조자분의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왼쪽: 구조 당시의 깜돌이. 의외로 순순히 포획되었다 / 오른쪽: 발치수술 후 병원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 깜돌이.)


까망이는 구조자분이 오래 전부터 밥을 주며 돌보던 고양이였습니다. 2016년에 TNR을 받은 까망이는 주기적으로 밥자리에 나타나다가 작년 겨울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다시 나타났을 때는 많이 말라 있었고 털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구조자분의 정성으로 다시 매일 규칙적으로 밥을 챙겨먹으면서 살은 쪘지만 입가에 침을 흘리는 모습에 구내염이 의심되었습니다. 

구조자분은 까망이가 이대로 겨울을 맞으면 아픈 몸으로 또다시 모습을 감출까 걱정되어 구조했습니다. 까망이는 예상했던 심각한 구내염 뿐 아니라 상부호흡기 질환과 빈혈증세가 있었습니다. 전발치를 해야 할 정도로 구내염이 심했지만 빈혈이 심해 어금니 12개만 우선 발치한 후 관찰하니, 다행히 식욕과 활동성이 모두 좋아 퇴원하였고 구조자분의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왼쪽: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다시 나타난 까망이. 털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 오른쪽: 발치 수술 후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의 트럭 뒷바퀴에 앉아 울고 있는 새끼고양이를 발견한 구조자분은 혹시 어미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고양이를 데려왔습니다. 우선 집에서 물과 사료를 준 후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보니 항문 근처에 상처가 있었고 뒷다리는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2~3개월령의 어린 고양이여서 우선 간단한 외상처치와 붕대치료를 한 후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구조자분은 고양이에게 '달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수술과 모든 치료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구조자분은 달이를 반려묘로 입양해 한창 뛰어놀며 장난감을 좋아할 어린 달이에게 좋은 집사가 되어줄 것을 다짐하셨습니다.


(왼쪽: 구조 당시의 달이. 다리를 다쳐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달이는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체구였다 / 오른쪽: 수술 퇴원하여 구조자분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 달이)


삼순이가 2개월령이의 아기고양이일 때부터 매일 밥을 주며 돌보던 구조자분은 언제부턴가 삼순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힘없이 늘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며칠 지켜보려고 했으나 바로 다음날 차 밑에서 힘없이 늘어져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검사해보니 삼순이는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범백 바이러스에 걸려있었습니다. 게다가 얼굴에서 계속 코피가 흘러 검사해보니 얼굴 쪽은 어딘가에 세게 부딪힌 것으로 보였고, 간수치도 높은데다 황달도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치료지만 구조자분은 삼순이가 나을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치료기간 내낸 정성껏 삼순이를 보살폈습니다. 덕분에 삼순이는 모든 병을 이겨냈고 지금은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되어 제2의 묘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왼쪽: 병원에서 힘들게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삼순이 / 오른쪽: 치료를 마친 삼순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 따스한 겨울을 지내고 있다.)


고통속에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오던 동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새 삶을 살게 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자리 방사된 깜돌이와 까망이도, 가족을 만난 달이와 삼순이도 모두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묘생을 살아가기 바랍니다.


*시민구조치료지원의 2018년 총 예산은 120,000,000원으로 2018년 12월 31일 기준 총 117,382,599원이 지원되었습니다.
*깜돌이, 까망이, 달이, 삼순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댓글 1

윤양원 2019-01-07 00:00

모두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어 참 다행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