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로 구조된 아기고양이 찡찡이(별이 된 찡찡이를 기억하겠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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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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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로 구조된 아기고양이 #찡찡이이야기




찡찡이는 서울의 한 시장근처에 사는 엄마 길고양이를 따라 1~2개월 전부터 종종 만나던 아기고양이였어요. 이 동네는 복잡하고 비위생적인 우시장골목에다가 바로 앞 대형 아파트 단지 공사 중이라 좁은 길목에 차량 통행량이 엄청나서 아이들이 지내기 좋지 않은 환경이랍니다. 그래서 가끔 만나면 가슴속에 품고 다니던 츄르를 가끔 주곤 했는데 1주일 전부터 동네에 아기고양이 울음소리가 종일 들리는데 소리가 나는 위치를 알 수가 없어 답답해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엄마 고양이가 인근 호텔 주차장 한켠에 아기고양이를 물고 와서는 멀찍이 떨어져서 쳐다만 보더라고요. 아기고양이는 이미 다리를 다친지 며칠이 지났는지 뒷다리 쪽이 온갖 먼지로 시커매져서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겨우 몇 걸음 남짓 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바로 앞이 차량 통행이 끊이지 않은 좁은 골목이라 아기고양이가 기어온 것 같진 않고 엄마 고양이가 물고 온 것 같았어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많은 엄마고양이와 아기고양이한테 먼저 갖고 있던 캔이랑 깨끗한 물로 배만 채워주고 일단은 멀찍이서 지켜만 봤습니다. 아기고양이가 다리만 잠깐 삐끗한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밤낮으로 시간 날 때마다 멀찍이서 지켜보는데 아기고양이는 아예 겨우 발을 떼며 몇 걸음 기어 다닐 뿐이고 엄마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전과 같은 자리에 놔둔 밥이랑 물도 먹지 않고요.  아기고양이가 머물었던 자리에는 배변 배뇨 흔적이 전혀 없어, 이상하게 여겨 아기고양이를 들어 올리자 배가 가득 불러있고 실뇨만 조금 흘리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놔두면 큰일 나겠다 싶어 다음날 최종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근방의 동물병원에 내원해 엑스레이와 기본검사를 진행하였는데, 뒷 골반과 엉덩이뼈가 부서져 있어 빨리 CT촬영이 가능한 2차 동물병원으로 추가진료하기를 권하였고 이로 인해 자가 배뇨가 어려워 압박배뇨를 실시하였고 큰 수술이 가능한 동물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찡찡이라는 이름울 붙여주고 진료 결과 엉덩이뼈와 골반뼈가 완전히 부서진 태였고 선생님 소견으로는 교통사고를 가장 의심하셨는데, 이미 일주일 이상은 된 듯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뼈가 부서지면서 하체에 극심한 고통을 느껴했고, 사고과정에서 골절과 함께 신경손상이 의심돼 자가 배뇨를 못했습니다. 원장선생님께서 어린 동물의 특성상 수술 시기가 늦춰지게 되면 부서진 뼈에 섬유종이 들러붙어 나중에 수술이 더 어렵다고 하셔서 바로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내원 시 아이가 길고양이여서 위생적 영양적 상태가 좋지 않았고, 염증수치가 너무 높은데다 설사가 이어져서 며칠 컨디션 회복을 지켜보다 수술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부러진 대퇴부 가장 큰 골반뼈를 슬레이트로 고정시키고 부서진 작은 뼈들은 이어붙이는 과정을, 왼쪽 골반-뒷다리 부분은 뒷다리 쓰임이 편하도록 뼈를 잘라주는 방법으로 크게 세 군데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쳤고 다리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지만 식빵 굽는 자세를 할 정도로 회복은 빠른 듯 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찡찡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알러지가 있어 피부염, 결막염 등의 약을 먹으면서 16년 키운 강아지를 올 초 소풍 보내고 만난 아이라 더 애틋한 마음이 남달랐습니다. 알러지가 심한 상태여서 아이의 평생의 반려자가 되기는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가족을 찾아주려고 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아기고양이 찡찡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카라에서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찡찡이한테 전해주신 마음 사랑 잊지 않을게요.


카라는 시민구조치료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위험에 처한 동물을 돕는 시민 분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사연과 사진을 보며 함께 마음 아프고, 연대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리고 건강을 회복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동물들을 보면 깊은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아픈 소식도 들려오고는 합니다. 

큰 수술을 견뎠지만 안타깝게 별이 된 찡찡이를 기억하겠습니다. 찡찡이가 이제는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고통 속에서 혼자 아프지 않게 따뜻한 품에서 갈 수 있도록, 끝까지 생명의 끈을 잡아주신 구조자님과 최선을 다해 치료해주신 의료진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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