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아서 700미터를 따라 걸어온 길고양이 소화

  • 카라
  • |
  • 2019-08-07 13:30
  • |
  • 1622


사람이 좋아서 700미터를 따라 걸어온 길고양이 소화


람을 너무 좋아해 구조된 #소화이야기

장난감과 스킨십과 팔베개를 좋아하는 코숏 삼색이 소화

평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돌봐줄 가족을 찾습니다.

(자세한 구조 사연과 입양 문의는 카드뉴스 하단 확인!) 












소화는 지하철 1호선 남영역 근처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소화는 길에 오가는 이 사람 저 사람을 쫓아다니며 자기를 한 번만 봐달라는 듯 애처롭게 울고 있었습니다.

 

너 어디에서 왔어? 뭐하는 거야?” 물으며 손을 내밀자, 소화는 길고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친화력을 보여줬습니다. 사람의 손과 다리에 몸을 비비며 길 위에 발라당 눕기도 하는 소화의 모습을 보자 유기묘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밥을 제대로 못 먹었는지 몸이 말랐지만 특별히 아파보이는 곳은 없어서 처음에는 구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사람을 좋아하는 길고양이라면 어느 정도 따라오다가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우선은 조금씩 걸어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소화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대로변을 걸어 열심히 따라왔습니다. 겁에 질린 것처럼 보이면서도 사람과 거리가 벌어지면 야옹거리며 다급히 뛰어 왔습니다.

 

누군가 보면 산책 중인 고양이라고 오해할 정도로, 소화는 사람 옆에 딱 붙어 오래도록 따라왔습니다. 어느새 남영역에서 삼각지역까지 약 700m 넘는 거리를 함께 걸어온 상황이었습니다. 그 사이 소화는 사람을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는 위험천만한 행동까지 보였습니다.


▶ [영상] 애타게 울며 사람을 쫓아와 몸을 비비는 소화

▶ [영상] 마치 산책하듯 사람과 나란히 700m를 걸어온 소화

 

이런 상황에 다다르자 소화의 야옹!” 소리가 도와줘!”라는 말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소화의 말을 정확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구조 요청의 신호일 것이라 직감했습니다. 이렇게 행인들을 쫒아 다니고, 대로변을 맴돌고, 사람을 따라 길을 건너는 생활을 이어간다면 소화는 큰 위험에 처할 것 같았습니다. 사람에게 학대 받을 가능성도 높아 보였고, 로드킬을 당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진지한 고민 끝에 구조를 결심했고, 근처 동물병원에서 이동장을 구해와 포획에 바로 성공했습니다.


▶ [영상] 구조자 곁에서 캔을 허겁지겁 먹는 소화

 

소화는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습니다. 설사 증세가 있어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는 완치된 상태입니다. 사료도 간식도 잘 먹어서 말랐던 몸에도 살이 올랐습니다. 순차적으로 키트 검사, 혈액 검사,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소화는 예방접종을 받고 현재 임시보호자의 집에서 편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소화는 1-2살 추정으로, 성묘이기는 하나 아직 어립니다. 장난감 놀이를 할 때면 아직 어린 고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렁이 장난감을 아주 좋아하며, 낚싯대를 흔들면 귀엽게 폴짝거리며 사냥에도 곧잘 성공합니다.

 

▶ [영상] 장난감 놀이에 열중하는 소화


소화가 장난감과 간식보다 더 좋아하는 건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구조된 고양이답게, 계속 사람 곁에 있으려 하고 만져달라고 야옹거립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싫어하는 스킨십(배 만지기, 발 만지기, 팔베개 등)이 가능하며, 귀 청소, 발톱 깎기, 이빨 관찰 등의 기본 관리도 비교적 수월한 편입니다. 이런 개냥이 같은 면모는 소화의 특별한 장점입니다.

 

하지만 에너지 넘치고 사람을 좋아한다는 점이 15년 이상 함께 살 가족에게는 늘 장점이 되기 어려울 겁니다. 혈기왕성하기 때문에 많이 놀아줘야 하고, 더운 여름에도 자주 비벼대고, 호기심에 사고도 칠 수 있습니다. 귀찮고 피곤하더라도 안아 달라고 칭얼거리는 소화에게 애정을 주고 소화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함께 보내줘야 합니다. 소화뿐 아니라 모든 반려동물 돌봄에 필요한 비용, 시간, 노력도 반려동물을 맞이하기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소화가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소화를 사랑해줄 수 있는 분, 그래서 아무리 지치고 피곤해도 매일 소화와 함께 친밀함을 넉넉히 나눠주실 분, 돌봄에 필요한 모든 번거로운 일과 비용과 시간이 소화의 사랑스러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분, 그래서 소화를 평생 가족으로 맞이해줄 분을 찾고 있습니다.

 

소화와 가족이 되고 싶은 분은 연락주세요!

소화는 오늘도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입양문의

구조자 권유경 010-9674-3031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