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길고양이의 사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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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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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쯤 부터 평소 고양이 밥 주는 자리에 다리가 다친 고양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발이 구부러져 있었고 제대로 된 그루밍을 하지 못했는지 온몸이 더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눈물도 많이 나고 숨소리도 아주 거칠었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밥을 먹으러 왔으며 아픈 몸으로 끼니 구하기가 어려웠는지 항상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바람이 부는 추운 날에도 아픈 몸을 이끌고 항상 먼저와 기다리고, 야옹야옹 울며 얼굴을 비비고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눈물이 많이 나고 숨소리가 거칠어 통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동물병원에서 약을 사 지속해서 밥과 같이 먹였습니다.


그러다 11월쯤, 함께 다니며 의지하던 검은색 고양이가 사라진 후 다른 고양이들의 공격을 받으며 쫓기는 모습을 보았고 이후 안 좋았던 발에 피를 많이 흘리며 밥을 먹으러 왔습니다. 아이가 머무른 자리에는 피가 흥건히 젖었고 계속된 피에 아이가 눈에 띄게 쇠약해지고 있음이 느꼈습니다. 계속되는 많은 피에 더 지체할 수 없어 구조를 결심하였습니다. 

한 번의 케이지 구조 실패로 손을 타던 그 순한 아이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 안 하던 하악질을 하며 경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 11일 동안 포획 틀 설치를 했고, 기다림 끝에 구조에 성공하였습니다.


구조 후 바로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겼으며 치료가 시급하다 하여 다음날 바로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이의 발과 몰골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처참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 발은 회생할 수가 없어 절단하였지만 치료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입원 치료가 끝난 후 갈 곳이 없던 아이를 위해 평소 아이를 안쓰러워하던 근처 가게주인이 가게 창고를 내어주었고 아이의 회복을 도왔습니다. 임시로 창고를 쓰고 있었지만 비워주어야 했던 상황이었고, 병원 치료비 등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던 터라 백방으로 입양처를 구하던 중 쉼터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차후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아이의 입양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쉼터에서 절뚝이는 다른 고양이들과 합사하기 전, 따로 공간을 분리해주었습니다. 크게 움직이진 않지만 첫날부터 밥도 잘 먹고 간식도 한그릇 뚝딱하고 배변도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완전 합사는 아니고 반 합사 중이며 안전을 위해 돌볼 때는 함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절뚝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합니다. 상처가 컸던 한쪽 발로 고된 길생활을 견뎌냈을 절뚝이, 힘들고 아팠던 지난 기억은 잊고 쉼터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픈다리로도 길생활을 씩씩하게 견뎌준 만큼 세다리로도 씩씩하게 잘지낼거라 생각됩니다.  조금더 사람과 익숙해지고 순화가 되면 가족도 얼른 만나기를 바라겠습니다.


*절뚝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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