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에 버려진 유기묘 '홍샴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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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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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88

지난 1,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로 움츠러드는 날씨, 뜬금없이 건물 사이 화단에 나타난 샴고양이는 이틀이 지나도 찾는 이 하나 없이, 갈 곳도 없이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샴고양이가 화단에서 꼼짝하지 않고 머무른 지 3일째 되는 날, 수컷 고양이들에 둘러싸인 모습을 보고 급히 구조했습니다.


길에서도 사람 손을 따르더니, 역시나 아주 개냥이 였습니다.

구조 후 원래 가족을 찾기 위해 전단도 붙여보았지만, 그 누구도 연락이 없었습니다.


병원으로 즉시 이동 후 각종 질병 검사를 진행했고, 아니나 다를까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아 심각한 탈수 증상으로 신장 수치에 이상이 보였습니다.

임시보호처에서 한 달간의 회복기를 거치며 컨디션을 회복했고, 중성화 수술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사실, 길에서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 구조의 끝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홍샴이를 구조하기 전까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집에는 각자의 사연을 가진 9, 6, 3살 고양이와 심한 구내염 때문에 전발치 수술 후 회복중인 길고양이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임보처에서 강아지 '뭉치'와 무탈하게 지낸 홍샴이)

길 위에 생명을 구조하기 전에 꼭 동물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을 확보한 뒤 구조 하는 것은 참 중요한 일입니다.

고민하며 3일을 흘려보낸 것이 미안할 정도로 홍샴이는 사람을 참 좋아했고, 다행히 직장 동료의 도움을 받아 임시 보호하며 입양처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홍샴이가 입양 후 자리를 잘 잡길 간절히 바랐는데, 외모에 반해 홍샴이를 입양하셨던 분은 밤에 고양이 때문에 잠을 방해받는다는 이유로 3개월 만에 파양을 통보했습니다.

최소 2번의 버림을 받는 홍샴이.. 생각보다 많이 우울해했습니다.

홍샴이를 위해 구조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신중히, 최선을 다해 가족을 찾아주는 일 뿐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홍샴이에게 관심을 보여주셨고, 다행히 엄마와 아빠, 언니들이 있는 집에 모아라는 새이름으로 입양이 완료되었습니다.

 


관심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모아와 가족의 평생 행복 반려 생활을 응원해주세요 :D

 

길 위에 생명을 구조하는 일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책임감과 압박감을 안고 활동하시는 단체와 모든 개인활동가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활동을 하시는지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차가운 화단에서 꼼짝없이 머무르던 홍샴이(모아)를 구조해주신 구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 또 한 번의 파양을 겪은 모아를 위해 이제는 존재만으로도 행복만을 주겠다고 약속해주신 입양 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생명을 구조해 치료하고 보호하는데 애는 정말 많은 시간, 애정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지금 입양을 고민하시분이 계시다면, 외모에 반해 입양하려는 마음보다는 입양과 함께 변화되는 본인의 모습을 곰곰이 생각하며 입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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