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상처를 입었지만 고통보다 배고픔이 먼저였던 '찡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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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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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집을 이사하면서 이전 밥자리에 두고 온 길고양이들이 걱정되어 매일 버스를 타고 배낭을 메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파가 오나 3년째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동네분이 아픈 고양이가 나타났다며 저한테 사진과 ‘이 아이 어떻게 해요?’라는 제보를 보내왔습니다. 그땐 상처가 구조 당시만큼 크지 않아서 제가 항생제랑 상처에 뿌리는 약과 소독약을 사다 주며 챙겨주라고 했습니다.

매일같이 동네의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러 갔지만, 그 고양이와는 시간이 안 맞아서인지 마주치기가 힘들었습니다. 약도 잘 먹이고 뿌리는 연고랑 소독제를 잘 발라주고 있다는 제보자의 말만 믿고 그 아일 잊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밤만 되면 버스 타고 왔다 갔다 하고 불편한 손으로 집에 10살 된 강아지와 길에서 구조하여 데려온 8살 이상의 아이들 둘을 돌보느라 지쳐 그 아이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던 순간 제가 어김없이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러 갔는데 어디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나서 차 밑을 보니 낯설지 않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휴대폰 손전등을 비춰 확인한 순간 등 피부의 상처를 보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너무 처참한 상황에도 제가 주는 닭가슴살을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등 피부의 상처가 심각하고 많이 아파 고통스러웠을 텐데도 살려고 먹으려 하는 이 아이를 본 순간, 더웠던 지난여름을 어떻게 넘겼을까… 얼마나 아팠을까라…. 라는 생각뿐이 안 났습니다.

나이도 어려 보이고 아픔보다 배가 더 고파 간식, 사료를 잘 먹는 모습에 구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상처만 치료하고 야생성이 강하니 방사를 해주자란 생각에 지인과 같이 구조를 했습니다.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구조 이후 제보자는 연락 두절 상태입니다.


왜 제보를 해주신 동네 분의 말만 믿고 상처가 커지도록 두었는지 지금 가장 후회가 됩니다. 그때 구조해서 치료해줬다면 저도 저 아이도 덜 고생했을 텐데... 그게 지금 젤 후회됩니다. 동물병원에 데려간 아이에게 찡코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피부이식과 봉합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곤 매일같이 드레싱 하며 입원 치료를 시작했고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동물병원 케이지에서 매일 드레싱을 하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힘든 드레싱을 매일 하며 답답한 케이지 생활 중에 있지만, 상처 다 아물어야 퇴원할 수 있습니다. 야생성이 강해 드레싱 할 때 병원 선생님들께서 애를 먹고 계시지만, 생각보다 길어지는 병원 생활이 현실적으론 야속합니다. 야생성이 강해 퇴원하기 전에 방사를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그때 제가 구조를 망설였다면 지금쯤 혼자 쓸쓸히 떠나겠죠…. 찡코는 먹성이 너무 좋고 나이도 어려 구조 당시 혼자 구조에 대해서 고민하며 속앓이를 많이 했어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치료비에 부담되었던 것도 사실이고 가족들도 길고양이 밥을 주러 가는 것은 알지만 구조를 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찡코가 얼른 피부 봉합 부분이 잘 아물고 고통스러운 긴 치료를 하루빨리 끝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찡코 치료비에 도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길 위에서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찡코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상처가 심각했던만큼 치료가 길어지고 있는데요, 힘겨운 치료를 잘 버텨주고 있는 찡코가 참 대견합니다. 찡코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는 의료진분들과, 구조자님의 정성덕분에 상처가 잘 아물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상처치료가 끝나고 고통속에서 벗어나 찡코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찡코야 힘내자!!


댓글 1

이설아 2020-12-10 15:55

상처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요.. 저런 큰 상처를입고 길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치료받게 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