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과 뼈가 드러난 체 구조된 '떡국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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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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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2021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해 부모님 댁에 갔다가 아빠가 주차장에 배가 다친 고양이가 있는데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냐고 하셨습니다. 저와 언니가 고양이를 보러갔는데 처음에는 구석에 누워있다 낯선 사람을 보고 아빠의 차 아래쪽으로 숨어들었습니다. 앞다리로만 이동하는 것을 보아 뒷다리는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확한 상태는 알 수 없었지만 얼핏 보이기에 다리의 근육이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피는 거의 흘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연휴라서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 120번, 119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120번에서 구청으로 연결을 해 놓으신다고 하셨고 한 시간이 조금 안되어 구청당직자 분께서 주소지로 오셨고 사실 구청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하시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저희가 병원을 데리고 갈 테니 고양이 구조를 도와달라고 말씀드려 다행히 구청당직자 분께서 고양이를 구조해주셨습니다. 들어올려지는 순간 다리를 정확히 볼 수 있었는데 왼쪽 뒷다리의 피부가 벗겨지고 근육과 뼈가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동네에 24시간 운영을 하는 동물병원이 있어 집에서 가져온 상자에 담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 전화로 상황을 말씀드리고 병원에 도착해서 수의사 선생님께서 확인하시고 바로 엑스레이 촬영을 했습니다. 진단하시기를 교통사고로 다리뼈가 으스러졌고 절단술이 불가피하다고 하셨습니다. 다리를 밟힌 후 최소 1회 부딪힌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배에도 상처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봉합만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절단을 해야 한다니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다리보존을 하기를 바랐지만 피부보존이 되어야하는데 이미 괴사가 시작된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길어지게 하는 것보다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절단술을 빠르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하게 먼저 수술예약이 있는 상황이지만 구조묘의 상태가 더 위급하니 수액을 맞는 즉시 수술을 해주셨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두 시간의 수액을 맞고 두 시간 정도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5일 동안 병원에 입원진료를 받았습니다. 1월 1일 입원하여 1월 6일 저녁에 퇴원하였습니다. 1월 5일을 제외하고 매일 면회를 가서 확인을 하였을 때 표면적으로는 하루 지날 때마다 호전되는 듯이 보였습니다. 첫 면회 때 배에 있었던 상처에는 까맣게 멍이 들어있는 상태였고 수액과 진통제를 맞고 있었습니다. 눈은 양쪽이 동공의 크기가 다른 상태였습니다.

첫 면회 후 수의사 선생님과 수술 후 상태에 대해 상담을 하며 앞으로의 경과가 어떻게 예상되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①절단술을 빠르게 결정해서 다행이었다. 수술은 잘 되었다. ②배의 멍은 앞으로 경과를 지켜보고 피부탈락이 생기는 경우 드레싱을 해야 한다. ③교통사고로 인한 뒷다리 쪽 신경손상이 있는 것 같다. 배변은 가능하지만 배뇨는 아직 안 된다. 배변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 배뇨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과를 봐야한다. ④사료 물은 잘 안먹고 츄르를 줬는데 잘 먹는 것을 보니 소화 장기에는 손상이 없는 것 같다. ⑤양쪽 눈의 동공 차이는 교통사고로 인한 뇌진탕 때문일 수 있다. 뇌가 부어서 동공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경과를 봐야한다. ⑥세 다리로 움직이는 것은 배변 배뇨가 되고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

저와 언니는 긍정적으로 이해하였고 앞으로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첫 번째 면회에서는 떡국이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고 수술 전 수의사 선생님께서 수술 중에 잘못되거나 수술이후에도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기 때문에 세 번째 면회까지 마음을 졸이며 떡국이의 상태를 보았습니다. 처음 구조 당시에 양쪽 눈 모두 눈의 앞뒤꼬리에 눈곱으로 눈이 살짝 막힌 듯이 보였는데 눈이 깨끗해지고 눈의 동공 차이도 하루만에 괜찮아졌습니다. 얼굴은 아직 회색빛에 수술 후 통증이 있어 아파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지막히 냥냥 울음소리를 냈습니다.

두 번째 면회에서는 어제보다는 편안한 자세로 자고 있었습니다. 떡국이가 저와 언니를 낯설어 해서 밥그릇에 츄르만 살짝 짜놓고 돌아나왔는데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들렀을 때 츄르를 모두 먹은 상태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며 저와 언니는 조금 마음이 놓였던 날이었습니다.

세 번째 면회에서는 얼굴은 조금 환해진 듯 보였고 눈도 또렷하게 뜨고 있었습니다. 힘 없었던 첫째 둘째 날과 다르게 목에 힘을 주고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퇴원하는 날에는 선생님께서 떡국이가 사람 손을 탄 아이 같다 하셨고 상냥한 아이라고 하셨습니다. 뒷다리와 꼬리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 수술 이후 3일 이내 움직임이 없으면 다리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셨습니다. 휠체어를 미리 준비하라고 하셨고 배뇨를 못하고 방광이 빵빵해지는 것을 보아 압박배뇨를 해줘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언니와 저는 이상하게 뒷다리가 움직일 것이라는 희망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뒷다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상태였지만 첫날보다 많이 호전된 상태로 퇴원할 수 있어서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집으로 데리고 온 이후 매일 떡국이의 온 다리와 몸을 마사지해주고 있습니다. 데리고 온 첫날은 뒷다리가 퉁퉁 부어있는 상태였는데 매일 마사지를 해줘서 뒷다리에 부기는 더 이상 생기지 않고 있습니다. 뒷다리 자극을 줘야한다 하셔서 자극을 주고 무릎을 움직여주기도 하고 움직이는 느낌을 떠올리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날은 감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꼬리와 함께 힘없이 축 처져있었는데 둘째 날에는 허벅지 근육에 힘을 주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앞의 두 다리도 힘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앞다리에 근육이 붙고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가끔씩 허리와 허벅지 근육에 힘을 주고 뒷다리를 조금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직 수술부위가 낫지 않아 붕대를 감고 있는 상태라 뒷다리 움직임이 불편한 상태입니다. 붕대를 제거 하고 나면 움직임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뒷다리가 움직이게 되도 배변배뇨는 여전히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요즘 압박배뇨를 할 때 배변도 하고 있는데 떡국이가 배변을 하는 것 같습니다. 떡국이가 힘을 주면 저는 배를 살살 눌러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압박배뇨를 할 때는 가끔 냥 냥 우는데 방광에 감각이 있는 것인지 아직은 파악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배변과 배뇨도 점점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사료와 물을 잘 먹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데리고 와서 하루이틀 정도 잘 먹지 않아 걱정하였는데 그 이후로는 알아서 밥도 찾고 물도 찾아서 마시고 있습니다. 벌써 얼굴과 배에 살이 조금 올라서 너무 대견하고 기특합니다.

떡국이를 처음 만난 날 봉합수술만 하면 된다고 간단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다리가 나아질 때까지 임시 보호를 하다가 다시 가족에게 돌려보내 줄 생각으로 병원으로 데리고 갔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길 위에서의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자율 배변 배뇨를 못하는 상황이라 환영받는 입양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저희 집에 각 각 반려견이 있어서 키운다는 생각을 선뜻하지 못했었는데 매일 호전되고 있는 떡국이를 보며 고맙고 기특한 마음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떡국이와 반려견의 합사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매일 얼굴을 보여주고 서로의 각자의 방에 있는 물건을 바꿔서 냄새가 익숙해지게 하며 서로의 반응을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의치않다면 지금처럼 각자의 공간에서 지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큰 사고를 당한 떡국이가 구조자님을 만나 생명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다리 하나를 잃은 떡국이의 가족이 되어주신 구조자님 감사합니다. 떡국이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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