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덫에 걸려 발목을 잘라야 했던 '화정이'

  • 카라
  • |
  • 2021-03-09 20:55
  • |
  • 900

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강화도의 마을고양이(길고양이) 화정이입니다. 화정이는 제가 강화도에 살 때 밥 주며 챙기던 아이입니다. 2012년 여름쯤부터 엄마를 따라 가끔 들러 밥을 먹곤 했지요. 어느 순간 엄마는 보이지 않고 화정이만 집에 들러 밥을 먹었습니다. 집 근처에 보금자리도 마련해주고 나중에 중성화수술도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이사를 하게 되어, 이웃집에 대신 밥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고 사료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던 아이가 이번에 큰일을 당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한동안 안보이다가, 첨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한쪽 뒷발바닥이 크게 훼손되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제가 치료비를 책임질 테니까 얼른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밤이라 강화도에서 가까운 24시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쥐덫에 걸려 아둥바둥 빠져 나오는 통에 살이 찢기고 발가락 4개가 연결된 뼈가 절단된 것 같다고 합니다. 뼈, 피부, 근육, 인대 등 모두가 오염되고 괴사가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발목 관절 이하를 자르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주일 입원하고, 일주일 뒤에 다시 병원에 가서 실밥을 뽑았습니다. 지금은 잘 아물어 털도 조금씩 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제가 치료비를 책임지면, 이사 이후 저 대신 밥을 주던 이웃분이 입양하여 실내 보호하시기로 약조해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장애 때문에 바깥 생활이 힘들 것 같기 때문입니다. 잘린 발목으로 딛고 다니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않고요. 

처음에는 도망치고 싶어했지만, 지금은 실내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웃분은 해 날 때 마당에서 햇볕을 쬘 수도 있게 해주십니다. 앞으로 사료는 안 보내줘도 된다고 하십니다.


[최근 소식]

덕분에 화정이는 잘 치료되어, 비록 장애는 생겼지만 확실한 엄마, 아빠를 얻고 따뜻한 집안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입양하신 분의 소감과 요즘 근황을 전합니다.

"화정이는 다리에 털도 자라고, 새로운 환경에도 좀 적응되어 보입니다. 또한 그간 불안하고 쭈삣거리던 눈빛도 많이 안정을 찿아 그윽하게 쳐다보곤 합니다. 수술한 다리는 나아가지만, 도움닫기를 못해 나무타기는 못하고 앞발만 발톱정리를 합니다. 그래도 차분히 적응 중이며, 흙이 아닌 모래사용도 능숙합니다. 집에서 계속 돌볼 수 있어 저 또한 맘이 편하고요.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엾은 화정이가 홀로이지 않고 저를 포함 여럿이서 돌보고 있으니, 화정이도 그 맘들을 알 거라 생각해요. 화정이도 끔찍한 기억들을 훌훌 털어내고 다 잊고 지내기를 바랍니다. 다시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발목을 크게 다친 화정이를 구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양이 엄마, 아빠와 지내던 화정이가 사람 엄마, 아빠와 잘 지내며 꽃길만 걷기를 바랍니다!


*화정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