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저희 건물 1층에는 주차장이 있는데, 동네 길냥이들을 위해 2년 전부터 1층 주차장 한 켠에 안전하게 사료와 물을 배치했고, 약 4-5마리의 길냥이들이 때가 되면 와서 사료와 물을 먹고 주차장에서 놀면서 이웃이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부부 고양이 (아빠:줄무늬/엄마:까망)가 있었는데 작년 여름 지나서 이 친구들이 두달 가량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가을쯤 아빠와 엄마와 똑 같은 줄무늬와 까만 새끼 고양이 두마리를 데리고 다시 나타났어요. 이후 새끼 2마리는 저희 주차장 안쪽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부부 고양이는 수시로 주차장에 와서 새끼들을 돌보았습니다.
저희 가족과 동네 주민들도 하루에 몇번씩 마주치던 이 친구들에게 같이 사료와 물을 계속 주었고, 애칭으로 줄무늬는 앵두, 까망은 자두라고 불렀어요.
그러다 1월 20일 수요일 저녁 10시 30분쯤 주차장 안쪽에서 앵두가 뒷다리를 질질 끌며 골목도로를 지나 앞쪽으로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 옆에는 아빠 고양이가 안절부절하면서 다리를 끌며 다니는 앵두 곁을 계속 서성이더라구요. 남동생이 사고당일 오후 6시까지만 해도 앵두가 잘 뛰어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하고, 구조했을 때 허리와 다리에 피가 응고되지 않은 것을 봐서 사고를 당한지 얼마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앵두가 앞다리로 맞은 편에 주차된 차량 밑에 숨어들어 가족들이 차 밖으로 앵두를 유도해서 담요로 얼굴을 가리고 구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구조 즉시 바로 인근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직접 데리고 갔습니다.
응급진료 결과 오토바이 등에 치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6번째 척추와 한쪽 골반이 골절이 된 상태였고 빠르게 척추골절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응급실에서 앵두가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우선 진통제와 척추를 고정해놓는 응급처치를 완료하고, 다음날 오후에 MRI, CT 촬영 등의 정밀검사 후에 바로 척추골절수술을 결정하고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밀검사 소견으로 척추가 골절되어 신경이 완전히 끊어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일말의 희망을 위해 척추골절수술과 더불어 줄기세포삽입도 동시에 진행했어요.
하지만, 앵두는 후지마비로 자가배변, 배뇨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고 추후에도 압박배변,배뇨를 해야 살아갈 수 있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골절된 골반은 불행 중 다행으로 ㄷ 자 모양을 유지하고 있어서, 우선 척추골절수술을 회복한 후에 골반골절수술을 할지 교정재활을 할지 결정하자고 한 상태입니다.
수술 후 집중치료실에 입원을 했고, 임시퇴원을 해서 현재 저희 집에서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실밥을 제거하고, 2차 검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현재 저희 집에는 부모님과 저 세명이 거주하고 있고, 결혼한 남동생이 같은 건물의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 모두가 앵두를 응급치료하고 수술을 하면서 앵두를 저희가 입양을 해서 가족처럼 잘 돌보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오늘 앵두가 저희 집에 온지 3일째 되는 날인데, 압박배뇨와 배변을 유튜브 및 후지마비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께 직접 연락을 드려 조언을 구해서 하루에 2-3회 하고 있습니다. 처음 우려했던 것처럼 어렵지 않고 앵두도 처음에는 하악대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 저희 가족들의 손을 피하지 않고 잘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고양이를 키운적은 없지만 3마리의 반려견을 아주 잘 키우던 경험이 있어 동물을 모두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반려견 3마리 중 2마리는 20살, 18살까지 행복하게 살다가 2년과 3년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지금은 15살된 요크셔테리어 송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앵두를 저희 가족으로 맞이하여 가족 모두가 같이 앵두를 잘 보살피려고 합니다.
카라에서 앵두의 수술과 재활을 위해 지원을 해주신다면 저희 가족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 모두 앵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소식]
우선 새해 좋은 복 다 받으시고, 우리 동물친구들도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바람합니다.
앵두는요, 그 사이 어린이가 되었어요 =^ㅅ^= 매일 보니 몰랐는데 엄마가 앵두 보더니 컸다고 하셔요. 지금 7개월령 고양이라 한참 클 때라 영양가 있는거 잘 멕이고 토동하게 살도 좀 오르게 해주려구요.
사회성이 진짜 좋은 앵두! 새침한 송이(강아지)에 반해 앵두는 지가 먼저 스킨십을 잘 해요. 강아지랑 고양이가 바뀐 거 같아요 ^ㅗ^
요즘 앵두는 완전 올빼미예요. 낮엔 내내 자다가 밤만 되면 눈이 땡글해지고 뽀시락뽀시락 거리는 탓에 인간들이 잠을 못자요 ㅜㅜ 그래.. 니가 행복하면 됐지, 암...
카라 지원 덕분에 앵두라는 작고 소중한 아기냥이가 큰 도움받았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거리에서 고양이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앵두가 평생 함께 할 사람가족을 만났네요. 앵두를 구조해주시고 장애묘 돌보는 법을 공부해가며 정성껏 돌봐주시는 구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앵두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