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저희 동네에 있는 어느 가게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챙겨 주시는데 얼룩이는 이 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는 길고양이에요. 저도 가게에 물건을 사러 다니면서 얼룩이를 알게 되었는데 사람에게 절대 곁을 주는 일은 없지만 급식소에는 매일 와서 밥을 먹으며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사료를 먹을 때 아파하며 모습을 보게 되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구내염 약을 지어 먹이고, 면역에 좋다는 먹이도 챙겨 주기 시작했어요. 약을 먹던 초반에는 구내염이 호전되는 듯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얼룩이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어요. 입 주변과 털은 지저분해졌고 잘 먹지 못해 체중이 빠지는 것 같았어요. 부드러운 캔을 주어도 얼룩이는 입안이 아픈지 30분간 먹고 쉬기를 반복했어요. 그러고 나면 입 주변은 캔과 침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어요. 더 이상 얼룩이를 이런 상태로 둘 수는 없겠다 싶어 고민 끝에 구조를 결정했어요.
아픈 아이라서인지 많이 예민하던 얼룩이가 통덫에 들어가지 않아 계속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래서 구조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얻어서 트랩을 이용하여 며칠을 기다린 끝에 얼룩이 구조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많이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얼룩이가 치료 잘 받고 아픔 없이 먹이를 맘껏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치료 및 진료과정]
입원해서 혈액검사, 엑스레이, 전염병 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서 몸 상태가 많이 안 좋고 입안 양쪽 볼과 잇몸에는 염증이 많았어요. 그래서 잇몸은 내려 앉았고 송곳니는 잇몸 위로 올라와 있어서 발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해요. 지금 바로 수술은 할 수 없고 다음주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다음 발치 수술을 하기로 했어요. 발치 수술후에는 처방해 주시는 약을 먹이고 얼룩이 몸 회복을 도와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얼룩이가 사는 동네의 길고양이들은 오래전부터 티엔알을 받았고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급식소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서 길고양이들이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는 편이고, 얼룩이는 급식소 근처에 집에 있어서 치료 후 방사를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얼룩이는 포획 당시 매우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고 사람에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살던 영역에 방사해서 계속 돌봐주는 것이 얼룩이에게 가장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퇴원 후 소식]
심한 구내염으로 건사료를 먹지 못하고 피가 섞여 있는 침을 흘리던 얼룩이는 구내염 치료와 발치 수술을 받은 이후 사료와 캔 모두 잘 먹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구조 전에는 건사료를 입에 댈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파던 얼룩이가 건사료를 잘 먹게 되어 기뻤어요.
구내염 치료를 몇 번 해보니까 비용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길고양이들 치아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동물병원에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요. 구내염은 재발이 많이 된다고들 하는데 제대로 검사하고 치료했을 때 방사를 해도 잘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거든요.
구내염 치료, 발치 수술, 마이코플라즈마 감염 치료까지 다 받은 후 얼룩이는 며칠전에 방사를 했어요. 방사를 하면서 얼룩이가 안 나타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긴 했지만 급식소에 다시 나와주길 바라는 기도를 하면서 풀어줬어요. 그리고 바로 어제 얼룩이가 급식소에 나와서 밥을 맛있게 먹고 갔어요. 방사할 때 걱정했던 마음이 싹 풀어지는 것 같았어요. 얼룩이가 길에서 살아가는 동안 혼자 힘든 일 겪지 않도록 곁에서 늘 지켜보면서 함께 갈게요. 얼룩이를 구조해서 치료할 수 있게 도와주신 카라에 감사드려요.
*급식소에 다시 나타난 얼룩이가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구조 과정은 힘들었지만 잘 치료받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얼룩이가 구조자님의 보살핌을 받으며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 바랍니다.
*얼룩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