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들 중에 혼자 남겨져 여러 질병과 싸워야 했던 '루탱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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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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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아파트 단지의 캣맘 역할을 7년째 하고 있습니다. 치료중인 아이는 5년전 중성화를 해주었고 3년전 구내염으로 전발치 치료를 해주었습니다. 치료 이후에도 구내염 증상이 약간씩 나타나서 항생제를 처방받아 먹이면서 돌봐주고 있었습니다.

루탱이와 같이 지내던 친구들은 4마리였는데 지난 겨울 구내염과 허피스등의 질병으로 3마리가 차례로 떠났습니다. 혼자 남은 루탱이가 친구들을 찾아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기도 해서 너무 걱정스러웠는데, 4월 말경에 목에 심한 상처를 입은 것을 보고 소독처치를 해주고 약처방을 받아 먹였으나 상처가 호전되지 않고 더 심해지는것 같더니 5월초 부터 살이 빠지는듯 하고 밥을 잘 안먹어서 온갖 맛있는걸 사다줘도 별 반응이 없었고, 구조 3일 전 쯤부터는 밥과 물을 전혀 못먹어서 병원으로 이송하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검사결과 상처가 문제가 아니고 췌장염.신장질환.간기능저하.당뇨등의 합병증이라고 합니다. 피검사 수치가 기계로 측정이 안될만큼 높아서 예후가 안좋다고 합니다. 

적극적 치료를 하게되면 비용이 엄청날수 있다고 하여 걱정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완치가 가능하면 살던 곳에서 잘뛰놀게 해주고 싶은데 완치가 힘든 상태라고 하셔서 남은 기간 입양을 생각중입니다.



[퇴원 후 소식]

수액처치 후 잠깐 호전 되었을 때 사진을 찍었습니다. 좀 더 좋아지면 더 찍으려고 했는데, 이사진을 마지막으로 루탱이는 떠났습니다. 그냥 편하게 보내줄 걸 괜히 병원 데려가서 더 고통만 준거 같아서 후회가 됩니다. 문병하고 돌아설 때 뒤에서 데려가 달라는듯이 울던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고... 

그동안 여러 아이들을 떠나 보냈지만 유독 루탱이는 가슴 깊이 남아 있는 아이입니다. 퇴근할 때면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기다리다 제가 나타나면 좋다고 뛰어와서 반기던 모습, 이도 없으면서 약한 친구 셋을 보호해주고 리드하는 용감한 모습, 루탱이와 함께 했던 사랑이 빤짝이 삼성이... 지난 겨울 셋이 차례로 떠나고 루탱이 혼자 남아 친구들을 찾아 단지를 돌아 다니며 허전해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는데 아마도 그 스트레스로 질병이 악화 되었나 봅니다.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부쩍 몸이 약해져 병에 걸리고, 버텨내지 못한 루탱이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무리들 중 남아있던 마지막 아이인데다, 살가운 성격의 루탱이를 떠나보낸 구조자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요. 하지만 떠나는 날까지 살리기 위해 애써주신 구조자님의 마음 덕분에 루탱이도 편히 눈을 감았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의 생을 마감하고 떠난 루탱이가 고양이별에서는 함께 지내던 친구들과 다시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끝까지 루탱이를 포기하지 않고 애써주신 구조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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