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도 들리지 않고 임신한 상태에서 앞다리 골절로 구조된 '얼룩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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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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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저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몇 마리 동네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구조한 암컷 얼룩이 고양이는 몇 년 동안 여기에서 밥을 먹는 고양이인데 그렇다고 출석률이 좋은 고양이는 아니었습니다. 밥을 줄 때 관찰해보면 귀가 들리지 않는 것 같아 살아가기가 더 힘들 것 같아 중성화 수술을 시켜 다른 고양이들처럼 정착시키려고 포획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실패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룩이는 임신을 하면 빠짐없이 여기에 밥을 먹으러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출산을 해도 새끼를 키우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얼마 전부터 또 부지런히 밥 터에 나타나서 기다리기에 밥을 주시는 캣맘분은 임신을 짐작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느 날 얼룩이가 왼쪽 앞다리를 짚지 못한 채 들고 힘겹게 나타났습니다. 귀도 들리지 않고 임신한 상태에서 왼쪽 앞다리 상태가 골절을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것 같아 이제껏 실패를 했던 포획을 다시 한번 시도해 보기로 동네 캣맘 분과 함께 결정하였습니다.

구조하던 날은 이동장 안에 먹이를 두었더니 그동안은 그렇게 경계가 심했던 것과는 달리 기진맥진한 채 캐리어 안에 들어가 많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이 녀석이 정말 지쳐있고 도움을 바라는구나 짐작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구조한 날은 밤이 늦어 다음날 인근 동물병원에 갔더니 얼룩이는 임신상태인 것 같고 다리는 골절로 짐작되나 그곳에서는 수술이 어렵다고 하시면서 가능한 의료센터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병원에서 골절 엑스레이 촬영 후 대기 중에 냥이가 가냘픈 울음소리를 내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지났는데  얼룩이가 이동장 안에 새끼를 한 마리를 놓았고 그리고 새끼는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뱃속에 다른 새끼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한 마리만 임신을 하는 경우는 드물 텐데 지난밤에 출산이나 유산 도중에 부러진 다리를 들고 밥을 먹으러 나왔나 생각하면 안쓰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아파트 내에는 캣맘이 몇 분 계셔 고양이 밥터가 여러 곳이 있으며, 일정한 급식 시간에 고양이들은 단독으로 보다는 몇 마리 모여 함께 밥을 먹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술한 얼룩이도 밥을 먹을 때는 중성화된 먼로라는 수컷 턱시도 고양이와 같이 먹었으며, 둘이 사이가 좋습니다. 

퇴원 후 임보를 통하여 한 달 정도 케이지 생활을 한 뒤 다시 병원에서 철심을 제거한 후에는 본인이 안전하게 지내던 아파트 부근에 풀어놓을 생각입니다. 중성화 수술을 하게 되면 이전보다 쉽게 그곳에 정착하여 다른 냥이들과 같이 규칙적으로 밥을 먹으면서 지내리라 생각됩니다.



[최근 소식]

카라에서 지원해 주신 치료비가 캣맘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신 것도 많이 고맙지만, 안타까운 고양이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외면하지 않고 이런 안전망이 구축된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얼룩이는 퇴원하여 제가 잠시 임시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며칠이라도 다리가 더 잘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길에서 생활한 아이라서 자기가 찾아들어간 방구석에서 나오지 않고 여전히 경계가 심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며칠 뒤 따듯한 시간에 평소 얼룩이가 오가던 밥 터 부근에 방사할 계획입니다.

도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아픈 다리로 출산을 하다가 배를 채우기 위해 나타난 얼룩이가 너무 안쓰럽습니다. 이제 중성화도 되었고, 다리도 아프지 않은 상태로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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