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에 걸려 흐린 시야로 시설물에 갇혀 있던 '애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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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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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2022년 1월 2일 오후, 지나가던 길에서 새끼고양이가 다급하게 우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습니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오전부터 계속해서 소리가 났다고 했고, 둘러보니 해당 장소에 있는 구청 관할의 기계 설비(빗물펌프장)의 펜스 안 쪽에서 소리가 난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펜스 안 쪽으로 들어가 확인하니, 큰 직육면체 상자형의 철판 설비 안에서 분명히 새끼고양이의 울음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땅과 맞붙은 가장 아래에 작은 틈이 있었습니다. 그 틈으로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는 듯 하여, 사료와 추르 등을 놓아 유인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실패하였고, 근처에 사는 아는 캣맘들에게 연락하여 구조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 사이 시간이 흘러 저녁 8~9시경이 되었고, 캣맘들이 모여 철판을 열려고 시도하는 중에 새끼고양이 2마리가 빠져나왔습니다. 한 마리는 재빠르게 도망을 가 놓쳤는데, 한 마리가 바로 옆 담벼락의 모서리에 얼굴을 파묻은 자세로 도망을 가지 않고 그대로 움직이지 않은 채 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이 아이를 구조하였습니다. 워낙 경황이 없어 적당한 이동장도 없이 한 캣맘의 배낭에 급한 대로 넣어 급히 저의 집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다음 날 가까운 동물병원에 기본 검진을 위해 내원하여 대기하는 중에 새끼고양이의 시선이 움직이는 모습 등이 이상하게 느껴졌고, 수의사에게 검진을 요청했습니다. 범백과 진드기 검사는 모두 음성이었으나, 기본 안과 검진을 한 결과, 시각적 자극에 전혀 반응이 없고 수정체의 혼탁이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또 전문 안과 검진을 권유받았습니다.

그 다음날, 안과 전문 검진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아이의 질병은 좌우 양쪽 눈 모두 백내장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시력이 거의 희박한 정도이며, 사람의 경우로 보자면 마치 암막커튼 쳐놓은 사이로 빛이 희미하게 감지되는 정도라고 설명 들었습니다.

백내장 경우 치료법은 수술이 유일한데 지금으로선 당장 수술은 불가하며, 눈의 성장이 거의 끝난, 최소 6개월 이후가 되어야 그 사이즈에 맞는 인공 수정체를 삽입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에는 매일 약물을 넣어 수정체나 다른 기관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번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지금까지는 기본 검진 외에 안과 전문 검진과 곰팡이 피부병 치료, 백신접종 등의 치료를 받았고, 이후 정기적으로 염증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을 예정입니다. 

아직은 당장이 수술이 불가하여, 최소 6개월 후 아이의 눈의 성장이 어느 정도 끝난 후에 수술을 받을 수 있기에,  현재로서는 검진 등의 치료 외에는 수술을 할 수 없었습니다. 워낙 고액의 백내장 수술이 굉장히 버거운 것이 사실이라 수술비용에 대한 지원을 받아 보고자 시민치료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합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현재 아이는 임보처로 이동하여, 매일 안약으로 케어받고 있습니다. 최소 6개월 이후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진단되었을 때 양쪽 눈 백내장 수술을 받을 예정입니다. 

수술 후에는 제가 직접 입양을 하거나, 좋은 가정을 찾는 경우 정식 입양을 보낼 것입니다.



[최근 소식]

애기는 9월에 수술을 받고 퇴원하였습니다. 애기는 아주 잘 지내고, 지금은 밥 달라고 책상에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넥카라를 착용중이구요, 정기검진은 앞으로 몇 회 더 다니면 된다고 합니다. 큰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구조할 때는 기운없어 보이던 애기의 눈망울이 아주 똘망똘망해졌네요! 밥 달라며 책상에 올라갈 정도라니, 많이 건강해진 것 같습니다. 구조에서부터 치료까지, 정말 긴 시간이 걸렸는데 오랫동안 잘 돌봐주시고 치료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애기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새로운 묘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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