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된 네 다리가 굳어 움직일 수 없던 '춘식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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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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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슈퍼 뒤편에 있는 큰 환기구가 춘식이의 아지트였습니다. 동네에서 꽤 오래 봐 온 탓에 동네 사람들도 춘식이에게 호의적이라 간식도 많이 주곤 했습니다. 환기구 근처에 겨울집을 지어줘 그간 잘 지내왔는데 한동안 춘식이가 보이질 않아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춘식이를 환기구 근처에서 봤는데 다리를 절면서 제대로 걷지를 못하더라구요. 입도 좀 엉망이고..그대로 뒀다간 안될 거 같아 급히 통덫을 설치해서 춘식이를 구조한 후 급히 인근 병원으로 입원을 시켰습니다. 해당 병원에서 아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2차 병원으로 이송해 시티를 찍어 보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해서 병원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에 이동한 후 갑자기 아이가 식사를 하지 않고 눈이 돌아가는 등 상태가 악화되었어요. 사지가 마비되고 다리가 굳어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혈액 검사부터 다양한 검사를 했지만 정확한 요인은 발견되지 않고 의사는 일단 하루 이틀 지나 아이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 CT를 찍자고 했습니다. CT찍은 후 선생님은 염증 상태와 다양한 의견을 줬지만 확실하지는 않았어요. 며칠 간 입원해서 상태가 그다지 나아지고 있지 않던 중 의사 선생님은 최종적으로 복막염인 것 같다고 결론을 냈어요. 하지만 병원에는 약이 없었고 별도로 구해야 할 거 같다는 의견까지도요. 춘식이가 병원에 있는 와중에 다양한 루트로 복막염 약을 구할 수 있었고 병원의 협조 하에 복막염 약을 이틀 간 맞히자 확실히 나아지기 시작했고 의사 선생님은 퇴원 후 지속적으로 복막염 약을 먹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사지마비가 된 상태라서 집에서 아이를 케어해 줄 수 있는 임보처를 구해야 했고 어렵게 임보처를 구해서 아이에게 복막염 약을 계속 먹이며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신경성 복막염이라 스테로이드제도 병행해서 먹이라는 의사의 진단에 현재 복막염 약과 스테로이드제를 병행해서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월에 한번 씩 간 검사도 필요하다고 해서 향후 월 1회 병원 검사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병원 퇴원 후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면서 며칠 사이 아주 조금씩 엉금 거리면서 걷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주 쓰러지고 있어요. 춘식이가 어디든 뛰어다닐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최근 소식]

덕분에 춘식이 치료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뒷발은 많이 부드러워 진 상태이고 앞발만 조금씩 나아지면 될 거 같아요. 빨리 춘식이가 캣타워를 뛰어 올라갈 날을 기다립니다.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동영상을 보니 춘식이가 기운을 내준 것 같습니다. 애옹거리는 목소리가 어쩜 이리 이쁜지요.  아픈 게 나으면 수다쟁이가 될 지도 모르겠어요:) 춘식이가 긴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해져서 구조자님의 바람대로 캣타워에도 오르고 이곳저곳을 신나게 뛰어다니기를 응원합니다.


*춘식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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