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상과 범백에 걸려 비틀거리며 사람을 따라오던 '튼튼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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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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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고양이 밥을 챙겨준 지 10년 째에 접어들었습니다. 혹여, 민원이 발생할까 싶어, 늦은 저녁에 사료와 물을 정해진 밥자리에 놓고, 새벽에 나가 그릇을 걷고 있습니다. (고정 밥자리 있음.) tnr도 진행하고 있으며, 고양이가 아플 때는 약을 지어 아침, 저녁으로 먹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밥자리를 유지하고 밥을 챙겨주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밥을 먹는 아이들을 알고 있는데. 구조한 아기고양이는 외출을 하려고 나서다 갑작스레 마주한 처음 보는 아이였습니다.

한 아주머니의 뒤를 따라 힘없이 비틀 걸음으로 걷던 아기 고양이. 자동차를 마주하고도 피할 생각도, 빵빵거리는 크락션 소리에도 피하지 못하고 그저 그 앞에 주저앉아 있었어요. 밥을 주는 화단으로 데리고 가 가방 속에 가지고 다니던 먹이를 주고 돌아섰는데, 그날 밤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기고 집으로 들어서려던 때에 공동 현관문 안에서 오전에 만났던 아기 고양이가 사람들이 저리 가라고 발을 굴러도, 어린 아이들이 만져도, 그저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을 바라만 보는 모습을 보았어요. 다시 밥자리로 데리고 가 사료와 간식을 챙겨 주었지만 먹는 것에는 관심도 없고 돌아서는 뒤를 따르고 무릎 위로 오르려는 아이. 설상가상으로 그날 밤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도 세차게 불고 사람이 발을 굴러도, 자동차가 코앞에서 크락션을 울려도 피하지도 못하고 사람 뒤만 따르고 안기려 하는 아이를 열린 이동장으로 스스로 들어가 편하게 앉아 그루밍을  하던 아이를 거세게 내리는 빗속에 둘 수가 없어 인근 동물 병원으로 이동하였어요.



[치료 및 진료과정]

구조를 하는 것이 끝이 아님을 알기에 수천번 생각하고 망설였어요. 아무 준비도 없이 마주했기에, 기거 할 곳이 없는 아기고양이는 병원 입원장에서 생활을 하였고 병원 생활 5일 째 되던 날 범백 양성.(잠복기간이 있었을거라 생각됩니다.) 털에 가려져 몰랐던, 옆구리 쪽의 교상 또한 발견 되었습니다. (교상 부위가 염증으로 터졌습니다.)  또한 다친 것인지 아파서 앓다가 생긴 것인지 오른쪽 눈의 일부분이 뿌옇습니다. (이 부분은 시력에는 상관이 없으나, 흉터처럼 계속적으로 남아 있을거라고 해요.) 기력이 없어 보였을 뿐, 이렇게 심각하게 아플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머물고 있는 병원에서는 범백 치료가 불가하여, 격리 병실이 있고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 시급한 범백 치료를 우선하여 치료를 시작하였으나 옆구리 쪽의 교상 부위 또한 우선순위를 둘 수 없을 만큼 좋지 않아서 범백 치료와 옆구리 교상 치료를 함께 진행했어요. 수액 처치와 함께, 옆구리 교상 부위의 염증을 걷어내고 매일매일 슈가 드레싱을 하며 상태를 지켜 보았습니다. (염증으로 인해 봉합을 해도 봉합 부위가 터질 수 있어, 드레싱을 하며 새 살이 차오르게 하는 방법으로 진행했어요.)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범백은 치료를 완료 하였다 하더라도 일정기간 바이러스가 배변을 통해 배출이 된다고 해요. 1주 후 범백 키트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교상 부위는 3주가 넘는 시간 동안, 드레싱과 온몸에 붕대를 감고 지낸 수고로운 시간 덕분에 염증없이 잘 아물었습니다.

튼튼이를 구조하고, 단하루도 빠짐 없이 면회를 갔어요. 범백과 교상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병원에서도 강급을 진행했지만, 스스로 먹지 않는 아이에게 밥을 직접 떠먹여 주고, 매일같이 힘내라고 쓰다듬어주고, 그저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아이가 힘을 내줄 거 같았어요.

구조묘 튼튼이 (건강해지라고 튼튼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는 고양이가 없는 임시 보호처에서 생활 하고 있으며, 구조자인 저는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튼튼이가 좋은 가족을 만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현재, sns를 통해 입양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소식]

튼튼이는 범백키트 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음성이 나왔어요. 또 예방접종도 시작했습니다. 아직 가족을 기다리고 있지만. 건강하게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튼튼이가 하루빨리 가족을 만나는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물권 행동 카라, 그리고 담당자님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아직 어리고 예쁜 튼튼이가 범백을 잘 이겨내고, 장난감 놀이도 즐기고, 새침하니 윙크도 할 줄 아는 발랄한 아가냥이가 되었네요. '튼튼이'라는 이름을 잘 지어주셔서 병도 잘 이겨내었고,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게 잘 지낼 것 같습니다. 간식보다 사람을 더 좋아하던 튼튼이를 사랑으로 품어주실 평생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튼튼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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