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밥을 기다리던 '삼색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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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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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삼색이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사는 아이였어요.  저는 올해 봄에 이곳으로 이사 와서 본 아이로, 항상 주차장 들어가는 입구 주변에 앉아서 야옹야옹거리며 간식을 주면 달라붙고 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어요.  삼색이는 체구가 작은 암컷이고 여기서 오래 살았지만 도도라는 덩치 큰 숫컷한테 밀리며 당하고 사는 아이였어요.  

밥 주시는 캣맘이 있어 좋은 사료는 먹지만 제가 강아지를 데리고 매일 산책할 때마다 닭가슴살을 삶아 와서 잔뜩 먹이곤 하였어요.  삼색이를 매일 먹이고 쓰다듬어주면서 집에 들이고 싶은 맘이 가득해지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삼색이가 고개를 털고 간식을 잘 못 씹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비교적 건강해 보이고 깨끗한 아이라 밥 주는 캣맘은 아닐거라 했는데 삼색이가 고개를 터는 모습을 보고 캣맘도 구내염을 의심하게 되었어요.  병원 내원을 고려하던 중 밥 주던 캣맘이 다른 구조로 너무 바빠 차일피일 미루다가, 손을 타는 아이라 결국 제가 캐리어로 구조하여 캣맘과 함께 병원으로 가게 되었어요.



[치료 및 진료과정]

삼색이는 진행성 치주염으로 진단 받고 송곳니를 제외한 전발치를 하게 되었어요. 목구멍과 입안 염증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하시고 회복이 빠를 거라고 하셨어요.  밥 주는 캣맘과 저는 삼색이가 침을 안 흘려서 부분 발치로 끝날 줄 알았는데 거의 전발치를 해서 당황했지만 더 악화되기 전에 수술한 것이 잘한 결정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삼색이가 전발치로 야외생활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더구나 날이 추워지고 있어 집에 들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희 집에 들이고 싶었으나 이미 유기견과 유기묘를 한 마리씩 데리고 와서 가족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서 포기하고 캣맘분의 집에서 현재 지내고 있습니다.  계속 가족을 설득하여 언젠가는 집에 데리고 오고 싶습니다.



[최근 소식]

삼색이의 상태는 많이 좋아져서 밥도 잘 먹고 잘 싸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겁이 많은 삼색이가 다른 고양이가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은신처에서 나오지 않고 있긴 한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서 조만간 문을 열어 합사할 예정이구요.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갑사합니다.


*전발치 한 삼색이가 밥을 잘 먹는다 하니 한시름 놓으셨을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도 삼색이가 겁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그래도 폭신한 곳에 자리를 잡은 걸 보면 집 생활에는 벌써 적응했나봅니다. 가족분들의 동의로 삼색이를 가족으로 품을 수 있게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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