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고양이 ‘뚱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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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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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공원 안에 위치한 급식소에서 가끔 마주치던 고양이가 있습니다. 덩치는 컸지만 성격은 소심하고 유난히 겁이 많았습니다. 급식소 주위에 다른 고양이가 있으면 멀찌감치 떨어지고, 밥을 먹는 중에 다가가거나 다른 고양이가 오면 뛰쳐나갈 정도로 소심했습니다.

뚱보의 성격 탓에 마주치더라도 도망치지 않는 거리에서 모습만 확인하고 지나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뚱보의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항상 거리를 두고 지내던 뚱보가 평소보다 가까이 오고 제 주변을 살짝 맴돌았습니다.

천천히 거리를 좁히다 간식을 주려는 중에 등에 상처가 보였고 상처 주변의 털에는 이물질이 묻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간식도 사료도 먹지 않고 제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뚱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평소와 다른 뚱보의 모습이 마음에 걸려 구조를 결정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아보니 등 아래쪽으로 큰 상처가 있었고, 고름으로 인해 털이 뭉친 상태였습니다. 털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곳에도 작은 상처가 군데군데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병변 부위가 훨씬 넓고 상처가 심각했습니다. 고양이나 개에 의해 물린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농양이 생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등 털을 밀어내고 농양을 다 닦아낸 후 상처 부위를 봉합 처치했습니다. 치료 과정이 힘들다 보니 뚱보는 점점 사나워지고 사료와 물도 먹지 않을 정도로 예민한 상태였습니다. 입원한 일주일은 콧줄을 연결해 강급과 영양수액 처치를 받았고, 잘 먹지 않아 회복이 더뎌 입원치료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다행히 지금은 스스로 밥을 먹어 콧줄은 제거한 상태입니다. 초기 식사 거부로 회복이 늦어져 입원기간이 길어졌지만, 덧나지 않도록 상처부위를 완벽히 치료한 후 퇴원할 예정입니다. 이후 공원 내 계류장에 임시 보호를 진행할 예정이며, 성묘 입양이 어렵지만 최대한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고 입양을 보낼 계획입니다.


*뚱보를 항상 유심히 지켜봐 주신 덕분에 아픈 것을 바로 확인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뚱보가 하루빨리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뚱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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