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축농증으로 긴습 수술을 받은 '순정(삼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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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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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빌라 사시는 이웃 님이 동네 산책 중 움직이지 않는 고양이를 보았다고 저에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당신 인생에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 고양이는 처음이라며 너무 이상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모른 척 할 수가 없어서 말씀해 주신 장소로 가보았는데, 한눈에 보아도 어딘가 문제가 있는 고양이라는 확신이 들 만큼, 몸은 심하게 말라 있었고, 거동조차 어려울 정도로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준비해온 캔을 하나 따서 놓아주니, 힘없는 몸을 일으켜 먹이를 먹으려고 애쓰는데, 음식물이 입안에 들어가자, 바로 머리를 터는 모습이 입안이 불편해서 그동안 뭘 먹을 수 없는 상태였겠다는 짐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때마침 지나가던 분이, 저를 보시더니, "어딘가 아픈 고양이 맞죠? 어제도 이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는 거 봤어요" 하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쩜 이 자리에 생각보다 조금 더 오래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대로 제가 모른 척하고 지나치면 죽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구조해서 위급 상황이라도 넘기고 방사해야겠단 생각에  일단  집으로 다시 돌아와 고양이 TNR을 위해 준비해 둔 틀을 가지고 다시 그 자리로 갔고, 다행히 똑같은 자리에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기운이 너무 없는 상태여서 생각보다 쉽게 틀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구조 후 바로 동네 동물 병원에 갔는데,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였는지, 지금은 너무 마르고 상태가 안 좋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항생제랑 안약을 주셨고, 약을 먹여보고 다시 오라는 얘기를 듣고,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는 상태로 집으로 돌아와서, 체력 보강을 위해 사료 불린 것을 먹이며, 항생제를 12시간 간격으로 챙겼습니다. 다행히 밥을 잘 먹었고, 변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2주간 집에서 돌본 후, 길고양이 잘 봐주신다는 병원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저의 집에는 길고양이 구조 후 입양한 고양이가 이미 4마리가 있는 집이어서 집안에 거처를 마련할 수가 없어서, 창고에 고양이가 머물 수 있는 대형 케이지를 구입해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처음 고양이를 발견하신 같은 빌라 이웃 님과 밤, 낮 교대를 해가며 고양이를 돌봤습니다. 구조 후 첫 진료를 간 병원에서 고양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며 입안도 한번 봐주시지 않은 것이 내내 너무 화가 나고 기분이 안 좋았지만, 아픈 길고양이의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컨디션으로 회복시켜, 치료받고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12시간 간격으로 항생제를 먹이면서, 살을 찌우기 위해 몇 번의 강급을 기도했고, 그러면서 다행스레 스스로 밥을 먹고, 변도 정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주간의 시간을 보내고, 주변에 수소문해서 길고양이 잘 돌봐주는 병원을 알게 되었고, 4월 1일 병원 예약 후 내원했습니다. 병원에서 피검사와 엑스레이 등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였고, 자궁축농증에 심각한 구내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자궁축농증은 위급이라 당일 수술을 진행하였고, 이빨 역시 건드리면 빠질 정도로 심각하여, 전발치 수술을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첫 구조 후 방문했던 병원에서 준 항생제가 아니었다면 염증이 터져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의사 선생님께 듣고, 첫 방문에 아무 진료도 봐주지 않았던 병원에 대한 미운 감정도 사라졌습니다. 다행히 자궁축농증 수술과 구내염에 따른 전발치는 잘 진행되었고, 4일간 입원하면서 상태를 지켜본 결과 퇴원 후 집에서 머무르면서 요양하고, 상태를 보면서 내원 치료하면 좋을 거 같다고 하셔서 4월 5일 퇴원하여 입양처로 왔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삼월이(순정)는 퇴원 후 산책 중 발견하셨던, 같은 빌라 사는 이웃 님의 집에서 입양하시기로 하여서, 그 집에서 요양하며 건강 상태와 회복 상태를 체크하기로 하였고, 저도 꾸준히 건강 상태를 관찰할 예정입니다. 이웃 님의 댁에는 13살 된 반려묘가 있어서, 다른 방에서 머무르면서 천천히 합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임시 보호해 주실 저의 이웃 님은, 구내염에 걸린 동네 고양이들 약을 챙기고, 길고양이 밥을 챙기실 정도로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분이라, 삼월이(순정이)이와 함께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안심이 되었습니다. 같은 빌라에 사시는 분이라 저도 상태를 수시로 챙길 수 있어 또 안심입니다. 저는 저희 이웃님이 키우시는 고양이와 삼월이(순정이)의 합사가 잘 진행되어 저희 이웃 님과 더불어 삼월이(순정이)가  행복하게 지내길 옆에서 돕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 삼월이(순정이)의 반려묘로서의 묘생 역전을 응원합니다. 발견하신 분의 관심과 함께 나서 치료해 주시고 입양 해주신 분들이 계셔서 삼월이(순정이)의 묘생은 따뜻한 방 안에서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행복한 반려묘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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