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집 앞에 오는 길고양이들 3-4마리에게 사료를 챙겨주고 있는데 몇 달 전부터 무리에 아기 고양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꼭꼭 숨어 애기 소리만 나고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는데 3월 중후반부터는 아기 고양이도 급식 장소에 상시로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밥을 줄 때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성묘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4월 초중반부터 아기 고양이가 재채기를 하기 시작하고 콧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아픈가 걱정되어 유심히 살피던 와중에 구조 일주일 전쯤부터는 아이가 갑자기 눈에 띄게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맨 처음에는 아기 눈이 안 보여서 이상하다 했더니 고름으로 눈이 노렇게 변하고 콧물도 심하고, 재채기를 쉼 없이 했습니다. 밥도 거의 못먹어 기력이 쇠하는 것이 보이더니, 얼마 뒤부터는 밥 주는 쪽에 깔아 놓은 매트 위에 밤낮없이 지쳐 쓰러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금만 가까이 가도 후다닥 도망가던 아이가 바로 옆에 다가가도 모를 정도로 쓰러져 있다가 소리가 나면 그제야 비척비척 차 밑으로 도망가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허피스같은 전염병이 의심되어 다른 무리의 건강도 걱정되는 상황이라 구조를 결심하게 되었고 미리 병원과 상의하여 구조 시 바로 치료할 수 있도록 조치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잡는 과정이 쉽진 않았습니다. 지쳐 누워 있다가도 손이 가까워지면 어디서 기운이 났는지 후다닥 도망을 가서 며칠 동안 계속 잡는데 실패를 했습니다. 아이 상태는 계속 안 좋아져 초조함도 있었지만 무리한 시도로 멀리 도망가기라도 할까 또 조심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몇 번 실패 후에는 장비 없이 평소처럼 밥을 챙겨주려고 갔는데 그날 따라 아이가 갑자기 다가와서 다리 쪽에 몸을 쓱 비비는 것입니다. 생전 처음 한 행동에 당황했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슬쩍 만지다가 빠르게 두 손으로 들어서 입고있던 옷을 벗어 감쌌습니다. 아이가 울고 버둥거리긴 했지만 기운이 없어 크게 저항하지 못했고 무사히 집까지 데려와 미리 준비했던 케이지에 넣어 병원에 갔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초진 시에는 허피스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코에 농이 가득한 상태이고 눈에 고름도 심한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아이가 숨 쉬는 것도 힘들어하는 상황이라 당연히 못 먹었을 것이라며 많이 약해진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아이가 불안하고 예민할 수 있으니 안정된 상태에서
보기 위해 마취 후에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애초에 아이를 키울 생각이었기 때문에 마취한 김에 각종 검사와 중성화 수술까지 함께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각종 검사 결과는 2주 뒤에 확실히 나오지만 일단 허피스로 의심되어 격리하라
고 하였고, 항생제 치료, 주사 치료, 수액 치료를 병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정확한 건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농이 너무 심한 상태라 약을 잘 먹이고 안약 치료를 해줄 거라고 하였습니다. 복막염도 의심된다고 초음파를 찍어 보았는데 다행히 복막염은아닌 것 같다고 하였고 약간의 구내염 증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직 어리니 구내염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2주간 잘 치료하였고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검사 결과도 중증의 결막염과 상부기도염으로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허피스, 범백 등의 전염병은 없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전염 질환이 아니라서 정말 한시름 놓긴 했지만 눈이 약간 사시가 된 상태고 재채기나 콧물이 완벽한 상태는 아니어서 계속 조심하며 치료해 주었고 그 결과 현재는 완치되어 눈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밥도 잘 먹고 아주 활발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코코라는 이름으로 가족
이 된 우리 아기 고양이는 합사도 무사히 잘 되어 함께 잘 지내고 있습니다.
코코는 아직 어려 지켜봐야 하지만 구내염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미 구조하여 반려하고 있는 아이도 구내염으로 전발치까지 하였으나 완치가 불가한 경우로 지속적인 치료 중에 있는 상황에서 코코도 구내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코코도
혹시나 많이 고생하게 될까 봐 많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구내염은 너무 어려 조금 더 지켜 보자고 한 상황이기도 하고 개냥이에 가까워 관리하기에 조금은 수월한 만큼 지속적으로 잘 관리해서 아이가 아프지 않고 오래 오래 건강히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1차 예방 접종을 하였고 3주 뒤 2차 그 후 3차까지 예방 접종 예약을 해 둔 상태이고, 구내염은 예방 치료를 할 예정입니다.
합사가 무사히 잘 된 만큼 기존의 아이도 새 식구가 된 코코도 행복하게 잘지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 모든 가족이 힘을 합쳐 노력 중에 있습니다.
*최근 코코 사진에서 나른한 눈빛과 세상모르게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에서 평화를 느낍니다. 구내염을 지속적으로 관찰 및 치료해 주실 구조자 님= 반려인을 만났으니 코코의 해피엔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