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염과 구내염의 고통으로 먹지 못해 말라가던 '카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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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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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카스는 원래 제가 밥을 주던 고양이는 아니었습니다.  카스를 발견 한 건 구조하기 2주전 이였습니다. 

구조한 장소 근처에 저층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화단 풀속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카스를 처음 보게되었고, 얼른 밥을 주려고 다가가는 순간 경계심에 도망을 가서 조심히 따라가며 근처 주택가에 숨어있는 아이를 발견 하여 사료를 그릇에 담아주었습니다. 

처음에 아이가 곧잘 먹는 것 같아서 처음 본 아이인 만큼 캔도 주면서 밥 먹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밥을 먹는 도중 입을 쩍쩍 벌리며 고개를 흔들고 앞발로 입을 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혹시 구내염인가 싶었지만, 혹시 몰라 조금 더 지켜보자 하여, 그다음 날도 아이를 발견한 시간대에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찾았습니다. 카스를 그렇게 며칠 찾아다니며, 밥을 주고 지켜본 결과 점점 침이 길쭉하게 달려있는 모습이 보였고, 아이가 사료도 제대로 넘지 못하고 아파하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파, 구조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구조 당일 노랑 포획틀과 철 포획틀을 준비하여 아이가 자주 발견되는 마트 뒤편 주택가와 근처 아파트 화단에 설치하였고, 다행히 아이가 한 번에 포획 되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게 되었고, 병원에서의 빠른 진료 진행을 위해 철 포획틀로 아이를 이동시켜 병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병원에 입원하여 기본적인 검사 진행 후 카스가 치주염 및 구내염 진단을 받았고, 워낙 구조 당시 마른 상태여서 식욕 확인 후 전발치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술 후 카스의 회복을 위해 며칠 더 입원을 하여 항생제 주사와 식사를 급여하면서, 상태를 지켜보았습니다.

다행히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였고 병원 원장님께서  카스의 현재 상태 및 발치한 부분과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들은 후 퇴원약을 받아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퇴원 후 저의 집으로 데리고 와 좀 더 상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구조 당시도 영양 섭취가 원활하지 않아 많이 마른 상태였고, 입원하면서 체중은  늘었지만, 수술 후 빠른 회복이 될 수 있도록 현재 임시 보호를 하며 지켜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이가 경계심이 많고, 저와 알게 된 지가 얼마 안 되어 아직 손을 타지 않고, 하악질을 해서 격리장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함께 지낼 예정입니다..

길에서 생활을 하면서 구내염 및 심한 치주염으로 밥을 잘 못 먹다 보니, 혈액 검사 진행 시 염증 수치도 높고, 간, 신장의 수치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전발치 수술을 하면서, 해당 수치들이 더 높아졌으리라 예상하며, 아이가 집에 머무는 동안 한두 달 후에 다시 혈액 검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이가 입양을 진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입양 준비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물론 전발치를 하고도 밖에서 잘 사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제가 밥을 챙겨주는 지역의 고양이들이 워낙 많고, 각 구역마다 자리 잡고 있는 아이들이라, 되도록이면 카스가 잘 회복되고, 사람과의 친화력이 높아진다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가족을 만날 때 가지 함께 할 생각입니다.


카스는 아직 숨숨집에서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ㅠㅠ 물론 사람이 앞에 안 보이면 살짝 나오긴 하지만, 손길이 닿으려 하면 하악질과 냥냥 펀치를 날입니다.  편안하라고 큰 케이지를 집처럼 사용하게 하고 문을 열어줘서 왔다 갔다 하게 하고 있으나 잘 나오지는 않습니다.

건강 상태의 경우 전발치 후 고통이 줄었는지 밥을 잘 먹고 있습니다. 시간이 결국 해결해 줄 수밖에 없겠지요. 좋은 가족을 꼭 찾아주겠습니다.

카라의 시민구조치료지원으로 한 생명이 행복한 묘생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 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카스가 아직 사람을 경계한다고 하지만 퇴원 직후의 모습과 최근 사진을 비교하면 많이 편안해져 보입니다. 경계심 가득한 눈빛에서  '또 너냐?" 하는 눈빛처럼 익숙해진 느낌이랄까요? 마음을 연 카스가 평생의 반려인을 만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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