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제가 돌보는 고양이 밥자리에 3년째 구내염이 너무 심한 아이가 있습니다. 곁에 다가가면 입에서 악취가 너무 심하고 앞니도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빠졌고 사료 그릇에서 어금니도 발견됐습니다. 사료를 먹기 힘들어해서 캔을 주는데도 캔을 먹으면서 고개를 털고 비명을 지르며 구역질을 하고 발로 입을 긁습니다.
감기까지 심하게 걸려서 작년 가을에 비해 살도 너무 많이 빠졌습니다. 입이 아파 그루밍도 잘 못하고 가래 침 때문에 털도 떡져 있습니다. 원래도 늙고 병들어서 영역에서 밀려났는데 작년에 시에서 하는 중성화를 했더니 대장 고양이한테 목덜미도 물어 뜯기고 코도 긁히고 항상 상처투성이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립니다. 개냥이라서 예뻐하시는 분들께 사람 참치 캔도 얻어먹고 어묵도 얻어먹고 고양이가 먹어선 안되는 사람 음식들을 얻어먹고 아파트 공동 현관 안까지 들어와서 싫어하시는 주민들께 매일 쫓겨납니다. 위험한 찻길에도 매일 나가고 길에서 살기에는 손을 너무 탔습니다.
품에 안길 정도로 손을 타서 통 덫도 필요 없고 바로 이동장에 넣어서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지인의 소개로 서울 동물 병원을 소개 받았습니다. 병원 방문 전 전화로 구내염 수술을 상담 받았는데 원장님의 많은 수술 경험을 믿고 경주에서 서울까지 올라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KTX를 2시간이나 타고 지하철을 30분간 탔는데도 얌전하게 잘 이동할 정도로 순했습니다.
망고가 평소 설사와 구토 증상이 있어 수술 전 분변 검사와 심장 사상충 검사, 혈액검사를 하였고. 뒷발로 귀를 자주 긁어서 귀 진드기 검사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심장 사상충 키트는 다행히 음성으로 나왔지만 다음날 혈액 검사상 복막염 수치가 0.5로 너무 낮게 나와 복막염 치료 후 안전하게 구내염 수술을 진행할지, 당장 급한 구내염 수술 후 복막염 치료를 진행할지 결정해야 했는데, 망고의 경우 복막염보다는 오래된 구내염으로 인한 바이러스와 염증 때문에 복막염 수치가 오른 것 같다는 원장님의 소견을 듣고 당장 급한 구내염 수술 후 망고의 회복 상태를 지켜보고 복막염 치료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망고는 현재 구내염 수술을 앞두고 입원 중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망고가 구내염 수술을 마치고 회복이 잘 될 경우 복막염 치료는 필요치 않겠지만 회복이 잘 안될 경우 복막염 치료가 필요합니다. 망고가 수술 후 회복이 되면 고양이 2마리를 키우는 지인의 집에서 임시 보호를 받으며 따뜻한 가정으로 입양을 보낼 계획입니다.
먼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카라에 망고를 대신해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수술 후 한 달이 다되어가는 망고는 건 사료와 습식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습니다. 하루 종일 틈만 나면 간식을 달라고 조르는 돼냥이가 다되었습니다. 이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입에서 악취도 나지 않고 침도 흘리지 않은 덕분에 털도 점점 깨끗해 져가고 있습니다. 점점 더 예뻐질 망고의 모습을 기대하며 망고를 사랑으로 품어주실 엄빠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 볼록 나온 배를 자랑하는 망고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편안한 모습이 힐링입니다. 치료 후에도 침을 흘렸는데 최근 사진에서는 점점 미모가 빛나고 있네요. 이제 엄빠를 만나러 가자, 망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