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콩이는 7~8개월 전 비쩍 마르고 배만 뽈록 튀어나온 모습으로 제가 만들어놓은 길고양이 급식소에 불쑥 나타났습니다. 비쩍 마르고 그루밍이 잘 안되어 있었지만 생각보다 밥도 잘 먹길래 그런대로 건강한가 보다 생각하고 살 찌우기 위해 잘 챙겨 먹였지만, 콩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마른 고양이로 변해가는 걸 빠른 시간 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3~4개월 지난 후부터는 밥을 거의 안 먹는데도 배는 점점 더 부풀어 올라 터질듯해 보였습니다. 빨리 달라며 그릇에 먹을 것을 담는 시간도 기다려주지 않던 녀석이 그렇게 잘 먹던 음식을 줘도 냄새도 안 맡고 돌아서서 가는 모습을 보니 몸은 가누기 힘들 정도로 말라있고, 먹는 것도 없는데 어디선가 설사를 많이 하고 다닌건지 엉덩이는 축축하게 변이 흘러져 나와 엉망인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아프니 죽지 않을 만큼만 먹으러 오는 콩이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기에 이렇게 시간을 더 보내다가는 콩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 속에서 떠날 것 같다는 생각에 더 늦기 전에 콩이를 살려야겠다는 구조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청 더운 여름날 며칠 만에 나타난 콩이를 보자마자 우선 병원에 가서 설사하는 것만이라도 멈추게 검사받고 치료받고 약이라도 받아서 먹여서 다시 밥자리에 풀어주자는 생각으로 구조를 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구조 후 병원 검사를 통해 콩이는 장독성 설사에 간에 암덩어리가 있어서 힘들게 버티고 있었던 것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간에 종양이 있어 마르고 배만 튀어나왔던 것이었습니다. 구조 시 많이 못 먹어서 종양의 활성이 멈췄다가 최근에 잘 먹고 좋아지면서 종양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설사가 좋아지고 빈혈 수치도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은 정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콩이의 간종양 치료는 콩이의 몸 상태가 어떠한 검사도, 치료를 버틸 수 없어 퇴원 후 집에서 약물 치료와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몸이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방사선 치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콩이는 저희 집에서 편안하게 먹고, 자고 호스피스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종양이 있어서 더 좋아지기 힘든 콩이지만, 그래도 살려는 의지를 보이는 콩이기에 저도 최선을 다해 돌봐주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병원 가서 몸 안에 있는 종양 치료 방사선 치료라도 해주고 싶지만 몸 상태가 치료를 버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어서 집에서 영양제 등 잘 챙겨 먹이고 컨디션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콩이 컨디션이 조금 더 살아나면 병원 치료도 적극적으로 해주려고 합니다.
* 콩이가 설사에 암 덩어리를 품은 채 밥도 못 먹고 비쩍 마른 상태로 거리를 헤매지 않고, 편안하게 누워 지낼 곳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먹을 수 있고, 쉴 수 있고, 보호를 해주시는 분이 계시니 힘을 낼 거라 믿습니다. 컨디션이 좋아져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