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나 츄르를 주어도 반응하지 않던, 눈이 보이지 않는 작은 고양이 '망고'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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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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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저는 집 주변으로 밥자리를 만들어 동네 고양이들을 챙겨 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동네 뒤쪽에 마련해 둔 겨울 집 근처에 자주 웅크리고 있었던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주로 밤에 밥을 주어서 잘 몰랐는데, 며칠 동안 살펴보니 몸집이 작고, 밥을 줘도 크게 반응이 없고, 그냥 겨울 집 주변만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낮에 이 아이를 보았는데, 눈 두 쪽이 혼탁해서 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먹이를 앞에 놔두어도 다른 고양이들처럼 밥을 먹으려고 오지도 않고, 츄르를 앞에 대줘도 먹지 않았습니다. 소리에는 반응은 하는 것 같은데, 눈이 딱 보기에도 좀 이상해서, 보이긴 하는건가? 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크기는 성묘보다는 조금 작은 것 같고, 이 주변에 힘센 영역 고양이들이 많아서 다른 고양이들에게 밀릴 것은 뻔하고 주변에 찻길도 많은 동네인데 이 아이가 어떻게 살고 있었던 거지... 안쓰러운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몇 날 며칠을 지켜보고, 또 어느 날 다른 고양이에게 쫓기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 고민하다가 일단, 이 아이가 어떤 상태의 눈을 가지고 있는지 진료를 받아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에 아이가 그럭저럭 괜찮은 상태이면 치료 후 방사를 하고, 아이가 밖에서 살기에 너무 안좋은 상황이라면 제가 입양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통 덫을 준비해서 겨울 집 있는 자리에 포획틀을 설치하고 다행히 며칠 만에 포획을 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그냥 보기에도 아이가 너무 힘없고 허약한 상태여서, 일단 동물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아이의 몸 상태를 봐가며 컨디션을 올려놓은 다음 치료를 해야겠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몸무게 2.6kg, 여아 1살 추정이었고, 이때 이름을 망고라고 지었습니다. 예상처럼 눈은 시력이 없거나 심하게 떨어진 상태라고 했고 이 상태로 된 것이 선천적으로 그런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고, 퇴원 때까지 눈에 대한 부분은 전혀 개선이 없었습니다.

진료 과정에서 처음에 아이가 사나운 반응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이 되는지, 큰 움직임과 소리에는 움찔거리듯이 반응하고 전반적으로 온순한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눈에 대한 부분은 수술 등의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입원해 있는 동안 최대한 아이가 편하게 잘 지내고, 영양 보충할 수 있도록 병원에 부탁드렸습니다. 몸 상태를 최대한 좋게 끌어 놓고. 입원 3주 지난 후에 중성화도 같이 했습니다. 제자리 방사 없이 제가 입양해서 키울 거라서 따로 귀 커팅은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사진

망고는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 소견은 물론 후각, 청각은 있기 때문에 익숙한 환경에서는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시력 없는 핸디캡으로 주변의 안전하지 않은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보면,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라고 하셨습니다. 성묘임에도 3킬로도 안되는 몸무게에, 아이가 많이 작은 데다가 빈혈 진단도 나와서 길가 생활보다는 안전한 곳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망고가 퇴원해서, 제가 입양해서 저희 집으로 와 있습니다. 망고 몸 상태 살피면서 아이가 길에서 힘들었던 기억은 잊고 편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케어하고 있습니다. 집에 다른 고양이 2마리도 키우고 있어서, 망고가 안정이 되면 합사도 천천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밥도 어느 정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쓰고 있는데, 아직 사람이 편안한 상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보는 앞에서는 밥을 잘 안 먹고, 늘 숨숨 집에 들어가 있습니다. 아직 손길도 허락하지 않고 있고요. 조금 예민한 편인 것도 같고요.

특이한 상황은 그루밍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직 꾀죄죄한 상태입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원래 있던 환경과는 낯설겠지만, 앞으로 점점 이곳이 제일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망고와 더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망고를 집에 데리고 온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아직 야생성과 경계심이 많이 있어서 손도 타지 않고집에 다른 고양이와의 합사도 되진 않았습니다기존 2마리의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합사는 일단 놔두고 있습니다망고는 작은 철장 안에서 지내고 있는데먹는 것은 뭐든지 잘 먹고 배변도 좋게 하고처음 데려 왔을 때 보다 살이 더 찐 것 같아요계속 잘 케어해서 다음번에 소식 전 할 때는 망고와 더 친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카라에서 망고를 많이 도와 주셔서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길위의 위기의 생명들이 카라의 도움으로 잘 치료 받고건강해진 여러 후기 글들을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숙연함이 느껴집니다.감사합니다.


* 망고가 밥도 잘 먹고 배변도 잘 하는 것을 봐서는 안정이 되었나 봅니다. 아직 많이 어린 망고가 돌봄 없이 살아가기에는 너무 나도 힘든 삶이었을 텐데 구조가 되어서 반려인이 생겼네요. 망고가 어서 마음을 열고 더욱 편안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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