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밖에서 사산한 새끼를 품은 채 살려 달라는 듯했던 '기적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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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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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
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정기적으로 공원의 고양이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올해 중성화 하려고 했던 아기 고양이가 한 2주 안 보여 궁금하였던 차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제 뒤에 살며시 누워서 몸도 제대로 못 가눈 채 ‘많이 아프다, 도와주세요’ 라는 몸짓으로,  뼈만 남은 상태로 몹시 힘들어 했습니다.

포획 틀도 없고 순간 당황했으나 빨리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지역 캣맘에게 구조를 요청하였고, 동물 병원으로 급히 가게 되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선생님은 아가가 뱃속에 있고 거의 다 자란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어미가 2.2kg 너무 마른 상태라 이 상태론 수술이 위험하니 좀 회복되면 그때 수술하자고 하셔서 혹시 수술 시 사망할지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었고, 반나절이 지난 후 시간을 끌어 봤자 상태가 좋아질 것 같지 않다 하셔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뱃속을 보니 배 안에 아가는 자궁 안이 아니라 자궁 밖으로 튀어 나와 사산 되었다고 합니다. 

 어미는 개복 시 염증이 많았고 혈액성 복수, 대망의 괴사가 많았으나 수술 후 호전이 되어 일주일 후면 퇴원할 수 있을 거라 하셨습니다. 산소 방에서 일반 방으로 옮기고 콧줄도 빼고, 퇴원을 약속한 날짜에 맞춰 임시 보호처를 알아보는 등 퇴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염증 수치가 높아지고 피부가 벗겨지는 등 상태가 심각해 졌습니다. 급기야 목으로 음식물을 삼킬 수가 없게 되고 입으로 호흡을 하는 등 그렇게 병마와 힘겹게 싸우다 이틀 정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어나 눈도 맞춰 주고 꾹꾹이도 하면서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3가지 항생제 중 마지막 한 가지를 시도해 보기로 했었는데 그날 아침 마지막 치료를 받지 못하고 오전에 기적이는 그렇게 제 무릎 위에서 고양이 별로 갔습니다.



* 살려 달라는  듯이 가만히 구조자 님께 다가왔던 기적이가 조금만 더 일찍 찾아와 줬더라면 하고 부질없는 생각에 젖어 듭니다. 거리에서의 삶은 중성화가 되지 않은 암컷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게 되는 현실입니다. 어린 기적이도 같은 경우로 아주 나쁜 경우가 되어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그나마 사람의 손에서 마지막 꾹꾹이도 하고 따뜻함을 느꼈다면 다시 지구 별로 와서 행복한 삶을 한 번 살아보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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