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호빵이는 5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를 오가며 밥을 먹고 있는 길 고양이인데 아직 까지 크게 아프지 않고 잘 지내왔습니다. 사람한테 다가오지는 않아도 다른 고양이들과 싸움 없이 착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한참 폭염으로 힘들 때 호빵이가 이빨이 아파하는 거 봤습니다. 밥 먹을 때 사료가 아픈 이빨을 건드렸는지 소리도 지르고 입 주변에 침도 묻어 있었습니다. 폭염으로 그냥 서있어도 온몸이 땀으로 젖을 정도로 힘든 때였는데 호빵이는 소리를 지를 정도로 아파했으니 견디기가 더 힘들었을 겁니다. 폭염 때문에 힘들어서 밥을 잘 못 먹는지 이빨 때문에 아파서 못 먹는지 예전보다 밥을 잘 못 먹었습니다. 우리 남편한테 호빵이를 치료해 주자고 상의했고 노랑 통 덫을 빌려다 설치했습니다. 밥을 잘 못 먹을 때 노랑 통 덫에 들어가 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배고픔의 고통도 견디기 힘들었는지 호빵이를 이틀 만에 구조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구내염 수술 시켜주려고 구조해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호빵이는 수술을 바로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팠습니다. 여러 가지 전염병에 감염되어 있었고 전염병 때문에 몸 전체가 엉망이었습니다. 폭염과 이빨이 아파서 밥을 먹기 힘든 것도 있겠지만 전염병과 염증 때문에도 밥을 먹기 힘들었을 거라고 합니다. 구내염과 전염병 치료 약을 받아서 몇 주간 먹이면서 돌봐줬습니다. 그리고 전염병이 치료 되었는지 재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다시 갔습니다. 며칠 지나서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모두 완치된 건 아니지만 수술은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수술 날짜를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호빵이는 식욕이 더 떨어진 것 같아서 기호성 좋다는 캔 여러 가지를 구해서 먹이려고 애를 써봤습니다. 기호성이 좋은 캔을 줘도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수술 날짜가 돼서 다시 병원에 데려갔는데 호빵이 입안이 하얗게 변해 있어서 혈액 검사를 다시 했는데 빈혈 수치는 괜찮아서 수술은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였는지 수술 중 힘든 고비도 있었고 수술 시간도 3시간이나 걸려서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오만 가지 걱정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저녁쯤 수술 끝나고 마취 깨나는 것까지 보고 집으로 왔는데 긴장을 많이 했는지 온몸이 몽둥이로 맞은 것 처럼 아팠습니다. 호빵이는 수술이 힘들었는지 며칠이 지나도 스스로 밥을 계속 먹지 못하고 회복도 힘들었습니다. 일주일 이상 입원 치료를 받다가 퇴원 시켜서 데려왔는데 손을 타지 않아서 강급하기도 어렵고 막막했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지인한테 호빵이 케어 도와 달라고 부탁했더니 매일 도와주고 있습니다. 호빵이는 수술받고 2주 넘게 스스로 밥을 먹지 못했는데 며칠 전부터 스스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회복을 계속 못할까 봐 걱정이 무척 많았는데 지금은 밥 잘 먹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밥을 스스로 먹지 못할 때는 움직임도 적고 기운도 없어 보였는데 밥을 잘 먹으면서 기운도 많아 좋아졌고 배변 양도 많아졌고 공격성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변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유산균과 처방 사료를 계속 먹이니까 지금은 좋아졌습니다. 호빵이는 큰 수술 받고 회복이 힘들었던 고양이라서 영양가 많은 밥과 영양제를 충분히 먹이고 병원에 가서 백신도 접종 시켜줄 겁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건강이 괜찮다고 제자리 방사해도 된다고 하시면 그때 방사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와 옆의 아파트 단지에는 고양이들 구청 티엔알 많이 시켜놔서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겨울에는 겨울 집과 핫팩도 많이 준비해서 돌봐주고 있기 때문에 호빵이가 건강해지면 제자리 방사해도 괜찮을 겁니다. 지금 돌보는 곳에 겨울 집 설치를 마치고 방사를 해서 돌보려고 합니다. 춥지 않게 핫팩도 넣어주고 사료도 작은 알로 챙겨주려 합니다.카라의 시민구조치료지원으로 호빵이를 치료해 줄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 치료를 받고도 스스로 먹지 못해 힘들었던 호빵이가 잘 먹고 냥펀치도 날린다니 이제 살던 곳으로 갈 날이 가까워졌나 봅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살던 곳에서 더 아프지 않고 편안한 삶을 이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