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가득한 뜨지 못한 눈과 입가에 피와 침이 섞여 흘러내리던 '야옹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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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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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야옹이는 수년 전부터 가끔씩 저희 집에 다녀가는 길냥이로 원래 손도 타지 않고 겁이 많은 고양이라 사료만 챙겨줄 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러다 올해 봄 몇 개월 만에 야옹이가 나타나 제 뒤를 따라 오더라구요. 그간 몇 년간 가까이 오지 않아 자세히 얼굴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그날 처음 본 야옹이의 얼굴은 처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한 쪽 눈을 거의 잘 뜨지 못한 채 눈물이 가득했고, 입가에는 피와 침이 섞여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사실 원래 고양이를 좀 무서워했던 터라, 그 모습을 보고서는 겁이 나서 얼른 피해서 집으로 들어왔어요. 그리고 밖을 내다보니 제가 들어간 후에도 수분간 울더니, 금방이라도 죽을 듯이 엎드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급히 주변 동물 병원에 방문했지만 직접 데리고 오지 않으면 처방이 안된다고 했고, 이후 두 군데의 병원을 들려 항생제 처방을 받았습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츄르에 약을 타주니 조금 나아져서 묽은 습식에서부터 시작해 건사료까지 잘 먹게 되었지만 약을 중단하니 다시 피와 침이 흥건하고 앞발로 때리고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전발치가 답이라고 했지만 고양이가 무서웠고, 만질 수 없었고, 비용도 부담스러워 미루게 되었어요. 시간이 흘러 약과 사료를 챙기면서 고양이를 만질수 있었고, 마음을 열어준 야옹이는 너무 어렵지 않게 구조하여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병원에 도착하여 검사해 보니 구내염이고 특히 오른쪽 목구멍 쪽에 수포와 붉은 기가 심한 편이라고 했습니다. 염증이 좀 가라앉으면 수술을 하자고 하시고, 입안 상태로서는 전발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양쪽 눈이 심하게 부은 것은 너무 오래전에 결막염과 같은 눈병으로 인해 순막이 유착되어 눈물샘이 막혀서가 원인이며 수술보다는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야옹이는 일주일간 입원하여 염증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전발치 수술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얼굴이 피투성이고, 눈도 잘 뜨지 못해 정말 많이 미안하고 속상했습니다. 병원에서 회복한 후 퇴원 예정입니다. 퇴원 후에도 보살핌이 필요한 만큼 돌본 후 회복이 되면 방사할 예정입니다. 집이 주택이고 뒤쪽은 산이 있어 야옹이가 새나 곤충을 보며 한가롭게 있는 모습을 종종 보았기에 야옹이가 최대한 행복한 쪽으로 보호를 하고 싶습니다.

다만 전발치 후에는 야옹이가 어떤 상태일지 예상이 가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안 해보이거나 위험해 보인다면 집에서 돌볼 예정입니다. 마당에서 살기 힘들다면 집에서 함께 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야옹이는 수술 후 2주 정도 지난 상태고, 아직 수술 후 약을 먹는 중입니다. 아직 복약 중이라 그런지 몰라도, 눈에 띄게 활동량도 늘고 침도 거의 흘리지 않고 있네요. 낯선 병원에서 많이 무서워했던 터라, 돌아온 후 적응이 어렵거나 저를 피하진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더 애교가 많아진 느낌이에요. 밥도 꼬박꼬박 먹으러 와서 약도 잘 먹고 있습니다. 돌아온 후 상태가 좋지 않으면 집에서 보호를 하려고 했는데, 마당에서 새도 보고 벌레도 잡으면서 잘 지내고 있어 당분간은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지원해 주신 덕분에 부담도 많이 줄었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한 마음만큼 저도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있다면 꼭 잘 보살피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야옹이의 구조 전 모습과 구조 후 치료를 마친 모습이 정말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야무지게 잡은 장난감 깃털에서 사냥감을 잡았다는 당당함도 보이고요. 아프지 말고 살던 곳에서 구조자 님과 놀이도 하고 돌봄도 잘 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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